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대한불교조계종이 올해를 ‘K-명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9월께 10만명 규모의 결집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주 남산 마애불 처리 방안을 연내 확정하는 한편, 분신 입적한 자승스님의 재산에 대해선 환수절차에 착수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17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박물관에서 신년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올해 사업 계획을 밝혔다.
진우스님은 “올해는 대중적 선명상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원년”이라며 “오는 4월 종단 공식 선명상 프로그램을 시연하는 시범 템플스테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를 위해 하반기께 선명상 특화 템플스테이 사찰을 전국적으로 20여 곳을 선정하는 한편, 9월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불교도 10만명이 운집하는 ‘2024 대한민국 불교도 결집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세계 선명상 대회와 대한민국 불교도 대법회가 포함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 문화재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와 사리구’ 반환과 관련해서는 “다음달 5일 미술관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서면으로 사리 반환 문제는 어느 정도 얘기가 다 돼 있다”고 밝혔다. 사리 반환은 확정됐지만, 사리구 반환은 문화재청과 미술관 사이 협상 여지가 남아 있어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49재가 열렸던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과 관련, 자승 대종사의 재산 종단 귀속 문제에 대해선 “크게 있을까요”라며 되물은 후 “매뉴얼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진우스님은 불교 소외 등 현 정부의 종교편향에 대해선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희가 조금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며 “자체 조사를 해보니 (임명직 공직자) 분포를 보니 불자들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종교적으로 편향된 생각으로 그렇게 했다면 잘못된 것이니 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편향된 생각이 없이 자연스럽게 했더라도 불균형이 되면 국민 화합에 문제가 좀 생기지 않겠느냐고 항의했다”면서 “정부 쪽에서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일단 경청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5㎝의 기적’으로 불리는 넘어진 경주 마애불의 처리 방안은 연내 결정될 전망이다. 진우스님은 “모의 입불 실험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에 여법(如法·법과 이치에 합당함)하게 마애불을 직접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5월 시행된 문화재 관람료 감면 제도에 대해선 “국보와 보물 중에 불교가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는 60%에 육박하지만, 문화재청 예산 2조원 중 불교계로 오는 예산은 15% 정도”라며 “충분한 가치 평가와 함께 지원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