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영상된 조선의 ‘강산무진도’ 필리핀 향한다

영상으로 재현된 강산무진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디지털 영상으로 재탄생한 조선시대 궁중 화원 이인문(1745~1824 이후)의 걸작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가 필리핀으로 향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주필리핀 한국문화원에서 19일부터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 전시를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문화원 5층 다목적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실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필리핀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성과다. 강산무진도와 함께 ‘왕의 행차’, ‘총석정’, ‘모란’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춘천박물관이 제작한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네 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는 한국과 필리핀의 수교 75년이 되는 해다.

영상으로 재현된 의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끝없이 이어지는 대자연의 풍광을 묘사한 산수화인 강산무진도는 8.5m가 넘는 기다란 두루마리 그림이다. 장대한 파노라마 영상에 담긴 강산무진도는 변화무쌍한 기암절벽과 물건을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화려한 빛과 소리, 색채로 구현될 예정이다.

왕의 행차는 조선시대 성대한 왕실 의례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의궤’를 다룬 영상이다. 정조가 1795년 화성으로 행차하던 날이 배경이다. 국왕을 둘러싼 성대한 행렬,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잔치, 일사불란한 군사 훈련 등 200여년 전 화려한 왕실 의례와 축제가 파노라마 영상으로 되살아난다.

영상으로 재현된 총석정절경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영상으로 재현된 모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대한제국 2대 황제인 순종이 창덕궁 희정당을 장식하기 위해 그리도록 한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를 다룬 영상에서는 신이 조각한 듯 육각형 바위기둥이 장관을 이룬다.

이와 함께 꽃 중의 왕이라 불린 모란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영상은 조선시대 궁궐 내부에 설치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란도 2폭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유물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디지털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가 한국 문화를 다채롭게 소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화 주필리핀한국대사는 “두 나라가 문화적으로 교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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