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및 코리그룹 회장[코리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한미약품그룹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임 사장은 동생인 임종훈 사장과 손을 잡은 뒤 이번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도 소통 중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윤 측은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신동국 회장과는 현 상황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쥔 인물로 여겨진다.
임 사장은 신 회장이 자신과 뜻을 같이 할 우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임 사장 측은 “선대 임성기 회장과도 50년 관계를 이어온 신 회장은 임종윤 사장과도 그동안 꾸준히 교류해 왔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계시고 통합 발표 이후 두 분이 더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17일 자신의 개인회사인 코리그룹 소셜미디어(X)에 올린 글에서 “한미사이언스의 임종윤 및 임종훈은 공동으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금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이 소유한 코리그룹의 소셜미디어 X에 17일 올라온 글[X 화면 갈무리] |
임 사장은 16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고려 중”이라고 했는데 하루 만에 이를 실행에 옮겼다.
특히 이번 가처분 신청에는 임 사장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까지 함께 하면서 경영권 다툼이 모녀 대 장차남의 구도로 시작됐다는 걸 의미하게 됐다.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 회장이 11.66%, 임주현 사장이 10.2%를 가지고 있다. 반면 임종윤 사장이 9.91%, 임종훈 사장이 10.56%를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사실상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 합과 장·차남 지분 합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 회장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날 수도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왼쪽)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헤럴드DB] |
이번 경영권 분쟁의 첫 싸움은 가처분 신청의 기각 여부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두 그룹간 통합 작업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반면 기각된다면 통합 작업에는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한미는 가처분 신청 기각을 자신하고 있다.
한미 관계자는 “요건상 문제가 없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게 우리측 법률 검토 사항”이라며 “양 그룹사가 합의한 동반, 상생 공동 경영의 취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원활한 통합 절차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한미약품 제공] |
임 사장은 이번 가처분 신청이 설사 기각되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임 사장은 본지 인터뷰에서도 “마지막에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표 대결까지 갈 수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만큼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