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넘는 상속세, 해외자본에 넘길 수 없었다”-라데팡스 OCI-한미약품 통합 배경 공개

라데팡스파트너스 로고. [라데팡스파트너스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라데팡스파트너스(이하 라데팡스)는 17일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과 동반 경영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선진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신생 사모투자펀드운용사인 라데팡스는 최근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의 설계자 역할을 담당했다. 양사의 통합은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선보인 이종기업집단 간의 결합이다.

이번 통합을 통해 양사는 각자 대표이사 및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천해 공동으로 통합지주회사인 OCI홀딩스의 이사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통합지주회사의 중요 의사 결정은 OCI홀딩스 이사회에서 이사들 간의 토론과 협의로 정해진다.

라데팡스는 이번 통합의 시작은 한미약품의 상속세 자금 유치였다고 밝혔다. 라데팡스는 “수많은 국내외 금융기관과의 협의 과정에서 60%에 달하는 상속세를 감당할 수 없어 국내 기업들이 결국 국내 자본 소유가 아닌 해외 자본 소유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 일본의 기업들이 어떠한 형태로 해당 국가 자본 소유로 지배 구조를 지켜나갔는지 분석한 결과 한미약품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화학 기반의 OCI그룹을 매칭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라데팡스는 “국내 기업들은 상속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 가치를 일부러 낮추고 상속세 납부로 오너 지분이 감소하면서 지배구조가 취약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딜은 수십 년의 업력을 통해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가진 두 그룹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고 유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통합 이사회 내에서는 상호 간의 견제 및 협력 기능을 강화해 기업 가치 저평가 요소를 제거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데팡스는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동반 경영은 한국 자본주의 체제에서 새로운 지배구조의 전범(典範)이 될 것”이라며 “한국 내 취약한 지배구조를 가진 상당수의 기업 집단이 참조할만한 모범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 작업은 장차남 대 모녀의 대결로 번지는 형국이다.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임종윤 및 임종훈은 공동으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금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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