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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애플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강세 덕분에 상승 마감했다. 특히, 대만 TSMC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반도체 관련주 전반에 온기를 불어 넣었다.
미국발(發) 기술주 훈풍이 불면서, 이에 큰 영향을 받는 국내 증시의 향방에도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오르면서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도 연초 부진을 털고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94포인트(0.54%) 오른 37,468.6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3포인트(0.88%) 오른 4,780.9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0.03포인트(1.35%) 뛴 15,055.65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애플의 주가 반등, 국채금리 움직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금리인하 기대 등을 주시했다.
애플의 주가가 개장 초부터 2% 이상 오르면서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애플에 대해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목표가는 208달러에서 225달러로 높여 잡았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가 더 강해질 가능성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새로운 장비 수요로 이어져 결국 기관 투자자들의 포지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애플 주가는 3% 이상 올랐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2022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채금리는 오름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14%까지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7.1%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55.7%,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1.4%에 그쳤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연준이 물가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며, 연준이 3분기에나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조기 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 압력을 촉발할 수 있는 수요 급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에 대한 낙관론이 살아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TSMC의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대한 많은 긍정적 가이던스로 인해 오늘 기술주들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스터리 EAB 리스크 솔루션스의 아님 홀저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고용 시장의 지표, 특히 오늘은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매우 중요했다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면 연준이 “공격적으로 섣불리 인하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TSMC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은 반도체 관련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기간 TSMC 매출은 6255억3000만 대만달러로 LSEG 예상치 6183억1000만 대만달러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387억1000만 대만달러로 예상치(2252억2000만 대만달러)를 넘어섰다. TSMC의 순이익은 전년보다는 19% 가량 줄었지만 전분기보다는 13% 증가해 업황 전환을 예상하게 했다. 주가도 9.68%나 뛰어오르면서 전체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미국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3.36%나 오른 4206.52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와 AMD 주가가 각각 1.88%, 1.56% 올랐다. 이 밖에도 브로드컴(3.65%), 인텔(1.48%), 퀄컴(4.29%), ASML(4.53%), 마이크론(1.85%), 램 리서치(4.35%)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날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내 30개 종목 전체가 상승했다.
이 같은 미국 대표 반도체주의 강세는 국내 증시 내 반도체 종목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9일(한국시간) 증시에서 1% 내외 강세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주 외국인은 국내 반도체에 대해 약 4000억원 매도 우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일부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증시 반등의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시총 1,2위이자 전체 시총 중 5분의 1 이상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주의 흐름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8일(한국시간)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9% 오른 7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4’를 통해 전 세계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 효과에 대만 TSMC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긍정적 재료로 작용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 18일(한국시간) 하루 주가가 3.97% 올랐지만,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3.7% 내린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올 들어 급락세를 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3대 수요처인 서버, PC, 스마트폰 시장 모두 AI 중심의 완만한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며 “1분기 D램, 2분기 낸드 순으로 가동률 회복이 기대되며, 하반기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들의 실적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