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광진을 국회의원후보 공보물에 나온 미래당 오태양 대표. [선거관리위원회]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내 최초 양심적 병역거부자이자 인권운동가로 이름을 알린 오태양(49) 전 미래당 공동대표가 술에 취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김병철)는 19일 추행약취·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 제한, 신상정보 등록을 명령했다.
오 전 대표는 2022년 5월 15일 오후 11시께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여성을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하고 지갑을 가져가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 전 대표 측은 "피해자가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피해자가 차도와 인도의 경계 지점에서 머리를 앞으로 기울여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에서 도와준 것"이라며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오 전 대표 측이 '도와주려고 했다. 그러면 방치해야 되느냐'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적절한 방법과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며 "오 전 대표가 선택한 방법은 적절하지 않았고 그 이상의 선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전 대표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오 전 대표는 선고 뒤 "즉시 항소하겠다"고 말하며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검찰은 오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오 대표는 2001년 최초로 종교적 이유가 아닌 평화주의적 신념에 따라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화제가 됐으며, 성소수자 인권 운동 등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2020년 21대 총선과 이듬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