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옥 가톨릭대학교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전증(간질)을 동반한 인지기능 장애 치료에 효과적인 표적 세포를 발굴했다. 이에 따라 난치성 질환으로 꼽히는 뇌전증 동반 인지기능 장애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조경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 최인영 박사 연구팀이 뇌전증을 동반한 인지기능 장애 치료에 효과적인 새로운 표적 세포인 단백질 ‘LIM28A’ 발굴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뇌전증은 발작을 주 증상으로 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성인에게 주로 발병되는 측두엽 뇌전증은 인지기능 저하, 정서 장애 등 다양한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뇌전증 동반 이환 질환에 특화된 치료법 개발은 신경생물학적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조 교수팀은 뇌전증 발작 후 해마에서 활성화되는 단백질인 LIN28A에 주목했다. 해마는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위로, 뇌전증 발작 후 LIN28A가 증가하면 비정상적인 신경세포가 생성돼 인지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형질전환 실험쥐를 이용해 LIN28A 단백질을 결손시킨 결과, 뇌전증 발작 후 인지장애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뇌전증 발작을 유도하지 않고 LIN28A의 발현만 차단할 경우에도 인지장애에 차이가 없었다. LIN28A가 뇌전증 동반 인지장애에 특화된 분자 타깃임을 확인한 셈이다.
또 뇌전증 발작 후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과립세포가 LIN28A 발현 차단 시 유의하게 감소됐다.
아울러 전사체 분석 및 RNA/단백질 발현을 조사한 결과, LIN28A 결손 뇌전증 실험쥐는 대조군 뇌전증 실험쥐에 비해 세로토닌 수용체 발현의 변동이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경.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
조 교수는 “다양한 뇌전증 동반 이환 질환 중 인지기능 장애로 고통받는 측두엽 뇌전증 환자가 가장 흔한 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발굴된 LIN28A는 향후 난치성 질환인 뇌전증 동반 인지기능 장애 치료제 개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의 자매지인 JCI인사이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