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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최근 홍콩 증시 급락세와 관련, 글로벌 자금의 중화권 이탈 속도가 공포스러운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없다면 반등이 힘들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중국 포비아(phobia·공포증)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상하이 증시를 제외하고 중화권 증시의 연초 이후 지수 하락률이 12∼13%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짚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형태로 대거 투자한 홍콩 H지수는 전날 2.44% 급락하며 5001.95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이 무너졌다.
2021년 ELS 최초 기준가격 평가 당시 1만1000∼1만2000대와 비교하면 '반토막' 이상 수준으로, 당시 발행된 ELS 상당수가 이미 '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해 지수 하락률만큼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증화권 증시 급락의 빌미는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이었으나 근본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에 대한 실망감이 투매로 이어진 것"이라며 "중국 인민은행뿐만 아니라 리창 총리 역시 강력한 경기 부양책에 대해 선을 긋는 발언을 하는 등 중국 경기의 반등 불씨를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화권 증시 급락에 따른 중국 포비아 현상이 커지고 있지만 달러/위안 환율 및 중국 신용부도스와프(CDS)는 그나마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발 금융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면서도 "그럼에도 중화권 증시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등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에 '패닉 장세'가 재현됐다며 "홍콩 증시 패닉 국면은 경기 침체 심화, 미진한 정부 정책 우려, 부동산발 부채 리스크 확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홍콩 증시의 위험요인은 경기(디플레이션)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에 있다"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는 정책 수단은 강력한 경기부양과 구조조정, 두 가지인데 정책 당국의 수동적인 경기와 주식시장 대응으로 인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이 미시적인 대응에 그치면서 경기 반등과 주가 회복의 탄력이 제한될 것"이라며 과감한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