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0.2%의 기적’ 쓴 대한민국…언제나 위기 극복할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176회 KITA CEO 조찬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무협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글로벌 금융 위기로 2009년 세계 경제가 3.5% 역성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0.2%로 모범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CEO 조찬회' 특별 강연에서 서울시장과 대통령 재임 시절 일화를 언급하며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한 우리나라의 저력을 거듭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정책운이 없었던 것 같다. 취임 직후 광화문에서 광우병 사태 관련 수십만 명이 모이는 등 시위가 빈번했다”며 “당시 진보 진영에서는 내가 기업하던 사람이라 지지 기반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흔들면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는 진보 진영의 오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임 7개월 뒤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졌다”면서 “200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5% 일 때 프린스턴 대학의 폴 크루그만 교수가 ‘대한민국은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0.2%로 모범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크게 올리는 계기가 됐다. 나는 이를 ‘0.2%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많은 기업들이 줄도산했지만, 이보다 더 큰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기업 도산이 없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적 잘 극복해서 지나가서 사람들이 (당시 공적을) 생각보다 기억을 잘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배경에는 열심히 뛰어다닌 기업인들이 있었고, 공직자들 또한 각자의 위치에서 정말 많이 노력했다”면서 “이를 치하하기 위해 과장급 이상 모든 공무원들에게 부처별 업무 성격에 맞는 맞춤형 내용으로 감사 문자를 드렸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기업인-관료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기업인들은 이윤을 많이 내고, 정부는 기업이 이윤을 낼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측면에서 든든하게 지원하면 전 세계 기업인들이 베트남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것이 정부의 핵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대통령은 “작년 한 해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기로 나 스스로를 다스리는 데 할애했다”면서 “80년 생애를 사는 동안 알게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있었겠지만, 신달자 시인의 수필에 나오는 것처럼 ‘잘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두 마디를 새기고, 많은 관계를 극복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기업인들과도 연락 못하고 칩거했었으나, 이조차도 이 두 마디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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