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가 되레 악재였을까”…1억 간다던 비트코인, 왜 자꾸 흘러내릴까?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물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이 공인 투자자산으로 등극, 대거 기관 자금 유입 등에 따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란 기대와 상반되는 흐름이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4일 오전 8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만95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비트코인이 4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ETF를 승인한 지난 10일 4만910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주도 안 돼 약 20%가 하락한 셈이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6000만원을 훌쩍 넘어 ETF 승인시 1억원까지도 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던 것과 달리 현재는 5500만원 아래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빗썸]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지속하는 것은 차익 실현에 따른 매도 압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비트코인의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최근 한 주 동안 22억 달러(2조9480억원)가 빠져나갔다.

그레이스케일은 그동안 기관 투자자들을 대신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던 신탁상품(GBTC)을 판매해오다 이번에 현물 ETF로 전환했는데, 이전에 사들였던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보다 현저히 낮으면서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0억 달러(1조340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어디까지 떨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차트 분석가들은 장기적인 상승 추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유명 트레이더인 크립토 토니(Crypto Tony)는 “비트코인 가격이 4월 반감기를 앞두고 3만8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가의 차트 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턴은 “비트코인이 3만6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거기까지 이르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명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플랜비(PlanB)는 X에 “우리는 GBTC 매도세를 겪어야한다”며 “GBTC를 매도한 사람들은 규제로 인해 30일이 지나야 다른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으로 제도권이 공식 편입됨에 따라 자금 추적 가능성이 강화된 탓에 ‘음지의 큰 손’들을 중심으로 투자 기피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 조정 후 조만간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는 지난 22일 X를 통해 “6개월 내 비트코인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명 가상자산 분석가 케빈 스벤슨도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거 비트코인과 S&P500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 비트코인 값이 4개월 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하기 직전 S&P500은 항상 쾌속질주를 보였다”며 “2016년 비트코인 반감기 당시 S&P500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2020년 비트코인 반감기 당시에도 유사한 패턴은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비트코인 반감기 역시 비슷한 패턴이 일어날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4~6개월 내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오는 4월 역사상 네 번째 반감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반감기란 약 4년을 주기로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보상을 줄이면 채굴 유인이 줄고, 이렇게 되면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 희소성에 따라 가격의 상방 압력을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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