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세계은행 총재 만나 “자유 시장경제 확립”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를 접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를 만나 “부패를 척결하고 민간 주도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게 하려면 자유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가 총재를 접견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세계은행 총재로서는 5년 반 만의 방한이다. 윤 대통령은 방가 총재에게 “지난 9월 인도 뉴델리 G20 정상회의 이후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며 환영인사를 했다.

대통령과 방가 총재는 G20 정상회의 면담 시에도 언급했던 정신건강 정책에 대한 논의로 면담을 시작했다. 방가 총재는 한국 정부의 정신건강 정책 추진을 높이 평가하며, 지난번 면담 이후 세계은행이 한국 보건복지부와 함께 정신건강 증진의 경제적 효과 등을 분석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을 비롯한 건강 전반에 대한 지원은 ‘비용’이 아니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라는 방가 총재의 발언에 공감하며 세계은행과 지속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촉진하고 글로벌 도전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과거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반부패 국제회의에 참석한 경험을 언급하며 자유 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어 “세계은행이 이러한 점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논의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며 “한국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아 빈곤을 퇴치해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이제는 반대로 한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ODA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등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방가 총재는 “한국의 ODA 확대 정책 방향은 매우 훌륭하다(excellent)”며, 한국은 한 세대 만에 원조를 받는 저소득국에서 원조를 하는 고소득국으로 도약한 모범사례로 지목했다. 또 한국의 발전 경험이 개발도상국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방가 총재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을 통해 소규모 기업도 기존 기업의 기득권을 넘어 민주적 방식으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방가 총재는 “6G 시대에 디지털 선도국가인 한국이 전 세계의 디지털 표준을 정립해나가고 각국 디지털 표준간 가교(bridge)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가 디지털 관련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디지털 분야를 비롯해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 도전요인 해결에 있어 세계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도 세계은행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과 인재들이 세계은행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방가 총재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방가 총재는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조달제도를 비용 뿐만 아니라 질적 요소도 중요하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의 건설·인프라·디지털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고 했다. 또 “앞으로 세계은행과 한국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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