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하지마비 치료 길 열다

정초록(뒷줄 가운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 연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의 정초록 박사 연구팀이 희귀난치성 질환인 유전성 하지강직성 대마비 증후군(이하 HSP)에 대한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유전체 기술의 발전으로 치료방법이 없던 유전성 희귀 난치질환에서도 첨단바이오 의약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환자와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는 환자의 비정상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꿔 유전적 결함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2012년 유전자 결핍에 의한 가족성 고지혈증 치료제인 글리베라가 처음 승인된 이후로 유전자 전달체에 대한 안전성·효율성 개선 연구를 통해 다양한 희귀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사용 가능성이 확장되고 있다.

HSP는 다리의 근육이 점차 뻣뻣해지고 약해져 마비에 이르게 되는 유전성 신경계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10만명당 1.8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80여 종의 유전자가 복잡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치료제 개발이 어렵고 대표적 증상인 하지 강직성과 근 손실에 대한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연구팀은 ARL6IP1 유전자에 의한 HSP 발병 메커니즘을 새롭게 밝혀냈다. 연구팀은 마우스 질환 모델에서 ARL6IP1이 미토콘드리아 연결 소포체 막에 존재하면서 세포소기관의 항상성에 관여, 신경염증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RL6IP1의 기능상실이 유발한 자가포식 조절 이상으로 인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신경세포에 축적되면 신경 퇴행이 발생해 HSP가 발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HSP에 대한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최초로 동물모델에서 효능검증까지 마쳤다.

ARL6IP1을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전달체에 탑재해 만든 유전자 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HSP 질환 마우스는 하지 강직성이 감소하고 보행장애가 호전되었을 뿐만 아니라 뇌조직상 병변과 신경염증 반응도 개선됐다.

정 박사는 “HSP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제시하고 유전자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연구 성과에 큰 도움이 된 생명연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파이프라인이 국내 희귀질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실험의학저널’ 1일자에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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