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현장 뛰겠다” 전국 지점장에게 운동화 선물한 영업퀸 행장[헤경이 만난 사람]

[Sh수협은행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친절·봉사 이외에도 여성 행원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다. 항상 첫 번째 상품이 나올 때 먼저 가서 교육을 받고, 책임지고 후배들을 가르치겠다고 했다. 아마 수협은행 신용카드 영업 1호 사원도 저일 것이다.”

‘유리천장을 부숴나간 산 증인’으로 불리는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은 특유의 활발함과 집요함, 꾸준함으로 수많은 ‘1호 여성’ 뱃지를 얻고 행장 자리에 올랐다. 40년 전 아무도 여성 행원에게 대출 업무를 배정해주지 않을 때, 강 행장은 퇴근 후 마감이 완료된 대출 채권을 수차례 들여다보며 필요한 서류와 고객 서명 위치, 인감증명과 인감 도장 찍는 위치를 확인했다. 스스로 ‘경영 노트’라 이름 붙인 책자에 대출 업무 과정을 세세히 기록해 지침서를 만들었고, 지점에서 새 상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상품을 익히고 후배들을 이끄는 사람이 됐다.

행장 취임 3년차를 맞은 강 행장은 올해 임원들에게 ‘새 운동화’를 선물했다. 이른바 ‘새신발’, ‘새롭게 신숙이와 함께 발로 뛰자’는 의미다. 강 행장은 “행장이 자기 이름을 걸고 함께 뛰어보자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겠나”라며 “제가 용기를 갖고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 행장에게 신발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경영전략회의에서 만난 한 후배가 지방에서 영업을 다니는데, 어찌나 많이 뛰어다니는지 한 달에 세 번씩 구두 굽이 닳아 새로 사 신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초년생 시절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구두 굽이 닳는지도 모르고 수산시장을 누볐던 때를 회상하며 강 행장은 후배에게 사비로 새 구두를 선물했다. 이와 동시에 행내 다음 세대를 더욱 신경쓰게 됐다는 후문이다.

[Sh수협은행 제공]

여성 CEO로서 사명감도 있다. 강 행장은 “저도 은행장으로서 조금이라도 저출산 해결에 동참하고 싶다”며 “젊은이들이 마음껏 아무 걱정 않고 출산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것이 순수한 마음이고, 관련해 상품을 기획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밖에 나가 다른 CEO들을 만나면 회사 내에 여성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채용은 잘 이뤄지고 있는지 묻곤 한다”며 “주변 여성 후배들은 저보다 더 훌륭하다. 과거의 생각에 얽매이지 말고 진취적으로 미래에 가야 할 길을 준비하란 말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도 했다. 수협은행의 여성 비율은 40% 수준으로, 팀장급에도 여성이 6명 정도 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상생 금융’이라는 슬로건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강 행장은 ‘긍정적 몰입’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동참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은행이) 긍정적 몰입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한 축이라고 본다”면서 “직원들과 함께 재미있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사랑하고 개인이 좋아야 조직도 좋고, 조직이 좋아야 국가도 좋다는 차원에서 주변을 설득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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