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깜짝 실적’은 시작에 불과…올해 사상 첫 50조 매출에 영업익 9조 쏜다 [비즈360]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라인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김민지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4분기 시장의 적자 축소 예측을 완벽하게 뒤집고 3500억원에 근접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 반등을 위한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추진력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첫 연 매출 50조원을 돌파하고 9조원 수준의 영업이익까지 달성할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실적 개선을 이끈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작년 대비 올해 약 2배 확대하고, HBM4 제품 개발도 본격화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SK하이닉스의 수익성 개선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사상 첫 매출 50조원 전망…“감산 점진적 조정”=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키옥시아 투자자산 평가손실과 교환사채 교환권 평가손실 등의 영향으로 1조3795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작년 4분기 51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해 실적 기대치도 더욱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연 매출이 사상 첫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9조2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적자 전환의 충격을 딛고 1년 만에 흑자 회복은 물론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 달성을 예상하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업황 개선에 따라 그동안 이어진 메모리 감산 기조가 올해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재고 정상화 시점까지 보수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고 수준은 D램의 경우 상반기, 낸드는 하반기에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진행된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 측면에선 업계 재고 수준 정상화 시점에 맞춰 감산 규모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감산이 필요했던 레거시(구형) 제품 생산은 계속 감소하는 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선단 공정이 필요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는 생산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많은 제품 공급은 늘리는 대신 수요가 낮은 제품은 감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중국 우시 공장 활용 계획도 내놨다. 김 부사장은 “우시 공장은 궁극적으로 1anm(10나노미터급 4세대) 전환을 통해 DDR5·LPDDR5 등의 제품 양산이 가능하도록 해 활용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HBM은 이미 ‘완판’…벌써부터 내년 물량 준비=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3E 제품으로 올해 HBM 시장 선두를 굳힌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HBM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올해 HBM3, HBM3E 주문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은 “올해 본격 수요가 발생하는 HBM3E는 상반기 중에 공급이 예상된다”며 “다양한 HBM 제품으로 고객 요구에 대응하고 AI 시장에서 큰 비중 차지할 잠재 고객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HBM3E 샘플을 보내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고 올 1분기 양산을 시작한다. 연내 출시되는 엔비디아 GPU 제품 ‘H200’과 ‘B100’에는 각각 HBM3E가 6개, 8개 탑재될 예정이다. 전작인 H100에 HBM3 4개가 탑재됐던 것과 비교하면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달 초 열린 ‘CES 2024’ 기자 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선 확실히 선두”라며 “제품을 잘만 준비한다면 3년 이내에 현재의 2배 가량인 시가총액 200조원 돌파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의 가격 프리미엄 수준을 계속 유지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김규현 담당은 “일반 D램 제품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전년 대비 HBM 가격 프리미엄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지만 올해 신규 출시로 판매 확대되는 HBM3E의 개발 난이도가 높고 투입비용 증가되는 점을 고려해 가격 프리미엄을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BM 시장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확대 등과 맞물려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2027년 HBM 시장이 50억달러(6조5000억원) 규모로, 올해(20억달러) 대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트렌드포스는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9% 수준에서 올해 18%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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