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주식 260弗에 5000 들어갔는데…” 테슬라 ‘피의 금요일’에 개미들 발동동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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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인생 첫 주식. 260달러 때 테슬라에 5000(만원) 넣었는데 100달러 가게 생겼네. 어떡해. 인생 망했다. 잠이 안와서 밤샜네’ (26일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최대 보유 종목인 테슬라가 26일 ‘피의 금요일’을 맞았다. 이날에만 주가가 12% 넘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테슬라 투자자들은 200달러선 회복은 커녕 100달러 사수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공포심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실적 악화 전망에 주가가 25일(현지시간) 10% 넘게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2.13% 내린 182.63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날 주가 하락 폭은 2020년 9월 하루 21% 급락한 데 이후 최대치라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올해 주가 하락률은 26.47%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전날까지 16.4% 떨어진 데 이어 이날 낙폭을 더 확대했다.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800억달러(약 107조원)가량 증발하면서 5805억6600만달러(약 775조6361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보다 낮아져 미국 내 시총 9위로 밀렸다. 테슬라는 전날 장마감 후 나온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데다 올해 판매 성장률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는 회사의 경고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의 매출은 251억6700만달러(약 33조5224억원),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약 946원)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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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은 또 올해 전망에 관해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또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최근 성장세에 관해 "우리가 관찰한 바로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회사들"이라며 "무역 장벽이 없다면 그들은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괴멸시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사들은 테슬라 주가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테슬라 주가 목표를 기존 300달러에서 297달러로 낮췄고,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도 목표치를 267달러에서 23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최소 9개 증권사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평균적으로는 '보류' 등급을 매겼고, 목표주가 중간값은 225달러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전날까지 테슬라 주식은 12개월 선행 수익 추정치의 약 60배에 거래됐는데, 이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다른 '매그니피센트 7' 주식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이 더 떨어진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테슬라가 점점 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처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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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서비스업체 CMC마켓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이클 휴슨은 "테슬라의 문제는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인데, 이는 중국의 비야디(BYD)나 다른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탓에 영업이익률을 더 떨어뜨리는 대가를 치러야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를 보유한 국내 투자자들의 평가액이 지난 1년간 급증하면서 테슬라의의 자리를 엔비디아가 위협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엔비디아 주식 평가액은 47억8098만7662달러로, 테슬라(123억1750만710달러), 애플(48억5026만6378달러)에 이은 3위로 집계됐다.

엔비디아 주식 평가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지난 1년간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한 해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와 애플 주식을 순매도했다. 순매도 결제액(매도 결제액에서 매수 결제액을 뺀 값)은 엔비디아 12억3553억달러, 애플 10억6381억달러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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