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 위축 전망…”몇 달 내 경제 냉각될 듯”

웰스파고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 “해고 증가…소매 지출 둔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한 카페 앞에 구인광고가 붙여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경제가 소비 위축으로 향후 몇 달 내 상당히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웰스파고의 스콧 렌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고용시장이 약세로 돌아서고 해고가 증가하면서 소매지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자리가 있고 주머니에 돈이 있는 미국민은 소비를 하겠지만 올해 중반이 지나면서 경기가 둔화하고 노동시장도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연말 소비가 소비자들의 마지막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도 경제에 동력을 공급해온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개인 저축은 지난해 4분기 8189억달러(약 1090조원)로 전 분기의 8512억 달러보다 감소하고 가처분소득 대비 개인저축을 의미하는 개인 저축률은 4%로 하락하는 등 가계의 보유현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미국 가계부채는 17조3000억달러(약 2경3000조원)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2003년 이래 최고 수준인 신용카드 부채 1조800억달러(약 1436조원)가 포함돼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가계의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있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1월과 비교하면 물가가 무려 17.6%나 상승한 상태다.

렌 전략가는 “연말 매출 호조가 소비 강세 흐름이 올해 중반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가 중반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둔화하고 소비재 기업들이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날 금융정보업체 라이트슨ICAP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보유자산 축소) 속도 조절 시작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을 의미한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추는 시점을 결정하는 기술적 요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며,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달 초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월가에서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바클리는 연준이 3월 FOMC에서 통화 긴축 속도 조절을 발표하고 7월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라이트슨과 도이체방크는 대차대조표 축소 완화의 시작 시점으로 6월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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