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이사 최윤호·사진)가 지난해 2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2022년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20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며 감소가 예상됐으나 1조6334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액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022년 대비 12.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2022년(1조8080억원) 대비 9.7% 감소했지만, 배터리 가격 하락, 시장 축소 상황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력 사업인 자동차 전지 사업의 매출액은 2022년 대비 40%, 영업이익은 93% 각각 성장해 수익성 개선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작년 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매출액은 2022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5조5648억원, 영업이익은 36.5% 감소한 3118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에도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4.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업계 경쟁자들을 상회했다.
삼성SDI는 올해 프리미엄 자동차 전지 P6 제품의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이날 개최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종선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P6는 P5에 이어 에너지밀도를 10% 이상 개선한 제품”이라며 1월부터 미주·구주 고객향으로 양산을 시작하고 2분기부터 의미 있는 매출 기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통형 전지 46파이는 샘플 공급 및 신규 수주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체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도 판매를 확대한다. 저가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품도 준비한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는 지난해 4분기 파일럿 라인인 ‘S라인’에서 생산한 샘플의 고객 출하가 시작된 상태다. 박 부사장은 “고객이 샘플 성능 및 수명 테스트를 진행하면 우리가 이 결과를 갖고 더 빠르게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만의 기술 리더십으로 시장을 창출,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SDI는 아직 AMPC 혜택을 받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이에 따른 이익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1공장 조기 가동으로 올해부터 AMPC가 반영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2개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1공장의 경우 당초 2025년 1분기 생산이 목표였으나 업계에서는 이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는 인디애나주 뉴 칼라일에 2026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짓기로 했다. 향후 이 공장들이 모두 가동을 시작하면 이에 따른 AMPC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는 2023년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1000원(우선주 1050원)으로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669억원이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 1월 새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향후 3년간 기본 배당금을 1000원(우선주 1050원)으로 설정하고 연간 잉여현금흐름의 5%~10% 추가 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3년 연간 잉여현금흐름은 대규모 시설투자로 적자를 기록, 기본 배당만 실시하기로 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 비용혁신, 신규고객 확대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