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기술로 바닷 속 리튬 뽑아냈더니”…추출량 3배 높였다

양종근 박사가 플라즈마를 활용한 리튬 광물탄산화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해 중요 광물자원 리튬의 추출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연구진이 리튬 추출 과정에 이산화탄소 마이크로파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 기존 리튬 추출 방식 대비 3배의 리튬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리튬을 얻기 위한 대표적인 방식은 리튬이 포함된 염수(鹽水)에 탄산나트륨을 혼합하여 리튬과 이산화탄소가 결합 된 탄산리튬으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추출된 탄산리튬에 섞인 나트륨 분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추가 공정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염수에 탄산나트륨 대신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하는 리튬 추출 방식이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 역시 염소와 리튬이 결합 된 리튬염이 존재하는 염수에서는 추출률이 낮다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핵융합연 김지훈·양종근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리튬 추출 방식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이온화시켜 플라즈마 상태로 처리하는 이산화탄소 마이크로파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플라즈마를 이용한 리튬 추출 방식과 기존 방식의 효율 비교를 위해 모의 염수를 활용한 비교 실험을 수행, 그 결과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실험이 약 3배 가량 높은 추출 효율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플라즈마 처리 후 침전된 탄산리튬.[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이산화탄소 가스를 직접 주입하는 실험의 리튬 추출률은 10.3%에 그친 반면, 이산화탄소 플라즈마로 처리한 실험에서는 리튬 추출률이 27.87%에 달한 것이다.

리튬을 추출하는 과정에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해 기존 방식 대비 개선된 추출 효율을 확인한 것은 이번 연구가 최초다.

양종근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 플라즈마 발생 시 플라즈마의 열 및 플라즈마를 구성하는 이온, 전자, 라디칼 등이 리튬 추출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산화탄소 플라즈마의 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플라즈마 리튬 추출 공정 연구를 더욱 확장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플라즈마를 활용한 리튬 추출 공정이 현재 리튬 추출이 이루어지는 염호(鹽湖)보다 리튬 농도가 낮은 바닷물에서도 효율적으로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유석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반도체 공정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전천후 역할을 맡고 있는 플라즈마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연구성과”라며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는 리튬은 미래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연료 중 하나로, 핵융합에너지 개발뿐 아니라 핵융합 연료 확보를 위한 다양한 연구도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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