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기업 해외 매출 비중 줄었다…원인은 중국?

지난해 9월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항 타이창항 국제컨테이너터미널에 대기 중인 BYD 전기차. [AFP]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최근 5년간 국내 10대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줄었다. 특히 이중 중국 매출 비중은 5년 전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국내 매출 10대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활용해 2018년과 2023년의 1~3분기 해외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한경협이 분석한 매출 10대 기업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에쓰오일, LG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물산, 현대제철, SK하이닉스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10대 기업의 누적 매출액은 총 616조8326억원이었고, 이중 해외 매출은 421조1122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8.3%로, 5년 전인 2018년 1~3분기에 비해 3.7%포인트 하락했다.

대중국 수출입 추이. (단위:백만달러) [한경협 제공]

특히 중국에서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국내 10대 기업의 대(對)중국 매출은 2018년 1~3분기 56조8503억원에서 지난해 1~3분기 33조4640억원으로, 5년 새 23조3863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중국 1~3분기 누적 매출 비중도 2018년 12%에서 5.4%로 6.6%포인트 감소했다.

한경협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중국 기업의 기술력 향상에 따라 자국 시장 점유율이 확대된 것이 국내 대기업들의 대중국 매출 감소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내부에서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지고, 한·중간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과거 한국 제품의 주요 소비시장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한국기업의 경쟁상대로 변모했다는 뜻이다.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국내 10대 기업의 매출 규모가 늘어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1~3분기 국내 10대 기업의 미주 지역 매출 비중은 31.7%로 5년 새 3.7%포인트 증가했다. 유럽 매출 비중은 14.8%로 2018년(15.0%) 대비 0.2%포인트 감소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한경협은 국내 대기업의 중국 매출 감소는 대중국 수출 감소와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봤다.

지난해 연간 기준 대중국 수출액은 1248억달러(약 167조원)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다. 5년 전인 2018년과 대비해서도 23%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는 180억달러 적자로, 1992년 이후 31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대중국 매출 감소는 비단 국내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애플은 지난 1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중국 매출이 20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역은 중국이 유일했다.

이 역시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중국의 기술 통제 및 자급화가 원인이라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침체로 올해 수출 규모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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