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게임 하면서 “폭력싫다” 입대 거부…징역형 확정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한 장면 [넷플릭스 캡처]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군대 내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남성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1일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11월 정당한 사유 없이 예정된 입영일 3일 이내에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에서 "폭력 및 전쟁에 반대한다는 신념에 따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것"이라며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에서 A씨는 '군법은 인권적이지 않고 군 생활에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다', '부조리에 의해 부당한 명령이 만연한 곳인 군대를 거부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유죄로 판단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권침해 및 부조리 등은 집총 등 군사훈련과 본질적인 관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복무하는 부대 및 시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어 양심적 병역거부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씨가 비폭력·반전·평화주의 등과 관련된 시민단체 활동을 하거나 그와 같은 신념을 외부에 드러낸 적이 없으며 평소 총기로 상대방을 살상하는 전쟁 게임을 즐겨한 점을 근거로 "피고인의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는 사실의 존재를 확인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A씨가 불복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병역법 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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