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래퍼 티모시 쉥크 씨가 찍은 뉴욕 휘트니 미술관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차는 예술적 실험을 지속해 온 휘트니 미술관과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예술가들이 제시하는 우리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휘트니 미술관과 10년 장기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현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한 신규 파트너십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브랜드 가치 제고를 넘어 글로벌 문화예술 저변 확대라는 정의선 회장의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라는 의지와 맞닿은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차량을 제조·판매하는 것을 너머 기술을 접목한 현대 미술 전시,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인간 중심의 가치관’과도 맥을 같이한다.
현대차는 새 파트너십을 통해 격년으로 진행되는 휘트니 미술관 대표 프로그램인 ▷‘휘트니 비엔날레’를 후원하고, 미술관 야외 전시장에서 진행될 신규 전시 프로그램 ▷‘현대 테라스 커미션’을 매년 선보일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열린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
1931년 개관한 휘트니 미술관은 건축계 거장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재개관을 통해 현대 미술계의 발전은 물론 미국 뉴욕의 새로운 문화예술 중심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휘트니 비엔날레’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며 오는 2032년까지 총 5번의 비엔날레를 지원한다. 아울러 ‘현대 테라스 커미션’을 통해 휘트니 미술관 5층 야외 테라스에 위치한 전시장에서 매년 조각, 퍼포먼스,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13년부터 정 회장(당시 부회장)의 주도로 세계적인 문화예술 후원사업에 본격 뛰어든 바 있다. 예술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단순 후원 개념을 넘어 ▷영국 런던 테이트 미술관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 ▷한국 국립현대미술관(MMCA) 등 세계적인 예술 기관들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차 시리즈’ 전시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 시리즈는 현대자동차와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장기 후원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국내 중진 작가 1인의 대규모 개인전을 지원하는 연례전시다. 지난 2014년 설치미술의 거장 이불의 전시를 시작으로 지난해 열번째 전시인 정연주 작가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한, 현대차는 영국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테이트 모던과 2014년부터 2025년까지 11년간의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 초대형 전시실 터바인 홀에서 혁신적인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현대 커미션을 선보이고 있다.
테이트 모던 후원은 한국과 영국 간 경제 경제·문화 협력을 강화하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훈장을 수훈했다. 찰스 3세 국왕 즉위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들고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 대사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
대영제국훈장은 영국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거나 정치, 경제, 문화예술, 기술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인물에게 수여된다. 영국 정부 기관이 후보를 추천하고, 영국 왕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훈자가 선정된다.
수훈식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정의선 회장은 동일한 훈장을 받은 선대회장에 이어 통찰력 있는 경영철학과 인간중심의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영국과 현대차그룹의 파트너십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대차는 2015년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미술관인 LA 카운티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체결, 올해까지 10년간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혁신을 기반으로 예술과 과학 그리고 기술을 접목하는 아티스트들의 혁신적 탐구와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2015년부터 구글, 스페이스 X 등 실리콘 밸리의 기술 기반 기업들과 함께 후원금 및 기술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아일랜드, 가나, 한국, 멕시코, 영국, 미국, 스위스 등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아트+테크놀로지 랩’을 통해 지원받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는 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한편,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지속해서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