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언제쯤 내려오나…미국 세 차례 금리 인하 시기 살펴보니[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1320원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지 관심이 몰린다. 특히 주요 변수인 미 달러화 약세 흐름이 기대되고 있는데, 지난 세 차례 미국 금리 인하 시기를 살펴본 결과 달러는 금리 인하 사이클 중반부터 미국과 여타국의 성장 차이에 따라 등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번 금리 인하 시기 미국이 ‘나홀로 연착륙’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기대만큼 환율이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직전 영업일인 8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4원 오른 1328.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가 확실시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1290원대로 내렸다가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해 132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화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원화 가치를 움직이는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나 주요 교역국인 중국 경제,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좌우된다.

최근에는 미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화폐 가치가 내려가지만 오히려 반대 상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발간한 ‘연준 금리인하 시기 미 달러화의 움직임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 달러화는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부터 금리인하 사이클 초반까지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으며, 금리인하 사이클 중반부터는 미국과 여타국의 상대적 성장 차이에 따라 흐름이 좌우됐다는 설명이다.

[국제금융센터 제공]

보고서는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2019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 금리 인하가 시작된 이후 미 달러화 흐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세 가지 금리 인하 흐름 사례를 살펴보면 연준의 일시적 금리 동결 시기의 경우 닷컴버블 충격이 있었던 2001년엔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더블딥(경기침체 회복 후 다시 불황에 빠지는 이중 침체) 우려가 커져 달러가 8.8% 약세를 보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엔 미국 경제 불안이 고조됐지만, 글로벌 경제도 침체에 진입하면서 달러화가 반대로 11.7% 크게 뛰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 말엔 연준의 보험성 금리인하가 종결됐지만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영향으로 달러가 0.7% 올랐다.

보고서는 향후 달러화 흐름과 관련해 “과거 세 차례 사례들과 달리 지난해 7월 연준의 마지막 금리인상 이후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나, 올해 중반으로 갈수록 미국 성장둔화 및 연준 금리인하에 기반한 약달러 압력이 점증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 제공]

다만 이번 약달러 시기엔 과거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와 달리 미국과 글로벌 경제 연착륙이 예상되면서 강달러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이는 유로존(0.9%), 일본(0.9%)에 반해 상당히 견조한 수준이다.

이에 보고서는 “이번에는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 속에서 미국이 비교적 양호한 성장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므로, 미 달러화 약세 압력이 현재 시장의 기대 만큼 크지 않을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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