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수출용 FA-50 생산현장[오상현의 무기큐브]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역대 최단기간 납품한 FA-50GF 12대가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 주기장에 일렬로 세워져 있다. [KAI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지난해 12월 2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폴란드에 FA-50GF 12대 납품을 완료했습니다. 폴란드와 수출계약을 체결한 지 1년 3개월만에 약속을 지킨겁니다.

전체 48대 중 12대를 납품한 KAI는 남은 36대를 오는 2028년까지 폴란드 공군 요구에 맞춘 FA-50PL 형상으로 개발해 납품할 계획입니다.

강구영(뒷줄 왼쪽 여덟번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지난해 7월 폴란드 FA-50GF 1호기 현지 재조립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AI 제공]

FA-50GF, 동체자동결합시스템(FASS)로 정교한 조립

지난해 4월 프로파일럿은 FA-50GF 제작이 한창이었던 KAI 생산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T-50의 생산을 담당하고 폴란드 수출용 FA-50GF 생산을 지원하던 이상호 KAI 고정익 생산관리팀 부장은 “FA-50의 빠른 납품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동체의 앞과 중간부, 뒷부분을 연결하는 동체자동결합시스템(FASS)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이 부장은 “FASS는 센서를 이용해 위치를 잡고 그 위치를 레이저 트래커라는 것을 이용해서 위치와 방향 등 3차원 공간을 측정해서 결합하는 것”이라며 “전방을 먼저 연결해주고 중앙과 후방을 연결해 결합하면 무인운반차(AGV)를 이용해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동체와 동체를 연결하고 내부의 체계를 조립하는 일은 매우 정교한 작업”이라며 “기체에 손상이 일어나지 않게 주의해서 작업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상호 부장은 FA-50PL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그는 “폴란드에 수출할 36대의 PL버전은 설계변경이 완료된 상태에서 생산을 하기 때문에 기존 GF버전과는 차이가 난다”며 “폴란드가 공중급유가 가능한 시스템을 요구했고 GBU-12 레이더유도폭탄과 AIM-9X 사이드와인더 등 무장장착도 추가하길 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GF 12대를 먼전 납품한 뒤 공중급유와 무장부분에 대한 설계가 완료되면 준비된 상태에서 직접 현지에 가서 GF버전도 수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폴란드 현지에서의 원활한 작업을 위해 많은 장비도 함께 이동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MSE/MTE라는 장비가 대표적인데 MSE는 제작지원장비를, MTE는 제작용시험장비를 말합니다.

이 부장은 “우리가 생산에 필요한 모든 지원장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 운영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폴란드 현지에 설립되는 항공정비센터를 통해 정비사 훈련과 기술지원이 진행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군 FA-50 전투기 편대가 동해 상공에서 공중 초계임무 중 플레어 투하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자료사진. [헤럴드DB]

“FA-50, 단좌기 개발하면 300대 이상 수출 가능”

프로파일럿팀이 생산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인 PGZ의 세바스티안 흐바웨크 회장이 4월 17일 방한해 21일까지 현대자동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을 방문한 직후였습니다.

당시 PGZ회장을 직접 만났던 김성열 KAI 폴란드사업관리팀장은 “폴란드는 자국 군수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K-방산과 협력하는 입장”이라며 “KAI 입장에서는 항공기 추가 계약보다는 폴란드 현지에서 운영할 수 있는 성과기반군수지원(PBL)사업이나 기타 구성품을 보급할 수 있는 허브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FA-50이 폴란드에만 수출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폴란드 입장에서도 한국 전투기가 추가로 유럽쪽에 수출될 때 자제와 부품 등 PBL사업에서 유럽시장 허브를 폴란드 자국 내에 유치하겠다는 목표가 있는 것 같다”고 짐작했습니다.

또 “전투기는 단좌기가 유류를 더 많이 실을 수 있고 작전 반경도 넓기 때문에 단좌기의 소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FA-50의 단좌기를 개발한다면 전투기 수출이 300대 이상 더 추가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좌기를 개발하면 개발비가 조금 발생할텐데 그 비용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우리 경영진과 영업쪽의 고민”이라며 “수출 수량이나 국내 소요 수량을 만족한다면 그때부터는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끝으로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비용증가 없이 제때 원하는 형상으로 납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들이 또 찾을 수 있는 전투기를 만들어서 제공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KAI의 다짐은 실현됐습니다.

또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36대를 제때 납품하기 위한 노력도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폴란드를 거점으로 유럽시장의 K-방산 허브가 구축될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바랍니다.

프로파일럿=PD 우원희, 박정은, 김정률, 김성근 / CG 이윤지 / 제작책임 민상식 / 운영책임 홍승완

KAI 방문한 폴란드 PGZ 회장! 어떤 논의 이뤄졌을까, 폴란드 수출용 FA-50 생산 현장 취재 2편
KAI 방문한 폴란드 PGZ 회장! 어떤 논의가 이뤄졌을까, 폴란드 수출용 FA-50 생산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ㅣ KAI 방문 특집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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