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처럼 쇼핑’ 아마존 넘보는 테무…700만달러짜리 슈퍼볼 광고

천문학적 광고로 시장 2위 우뚝

JP모건 “주문 1건당 7달러 손해”

중국 전자상거래 앱 테무(Temu)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

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라 불리는 미국 슈퍼볼 광고에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Temu)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장했다. 슈퍼볼 광고는 30초에 700만달러(약 93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테무가 미국의 전자상거래 챔피언이 되기 위해 억만장자처럼 소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테무가 마케팅에 수십억 달러를 쓰며 아마존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테무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미국을 흔들고 있다. 테무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이상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미국 내 광고 시장까지 움직이고 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테무의 성장이 미국 1위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을 위협하며 미국 온라인 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출처: 센서타워, 월스트리트저널(WSJ)

테무는 미국 시장 진출 1년 만에 이용자 수가 8배 넘게 증가했다. 미국 리서치회사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테무의 지난해 12월 이용자 수는 5100만여명으로 1년 전 800만명과 비교했을 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용자 수 6700만명으로 1위인 아마존과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단기간 성장은 적자를 감수한 마케팅 비용 덕이다. 센서타워는 지난 4분기 테무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광고주며, 아마존보다도 광고비를 지출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테무의 마케팅 비용 지출로 주문 1건당 평균 7달러(약 9000원) 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지난해 테무가 쓴 마케팅 비용을 1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했고, JP 모건은 17억달러로 평가했다. JP모건은 현재와 같은 속도면 올해 테무의 마케팅 비용은 3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앱 테무 웹페이지 [AP]

문제는 테무의 마케팅이 광고비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메타의 지난해 웹페이지 광고비는 그 전 해 대비 24% 가량 증가했다. 메타는 “최근 중국 기업이 지불한 광고비가 전체 매출 10%인 139억달러(약 18조4000억) 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테무를 따라잡기 위해 미국 쇼핑몰도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출혈경쟁에 나섰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펄스 CEO는 WSJ에 “올해에는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고비를 충당하기 위해 한 미국 마켓플레이스업체는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WSJ은 “테무가 과거 알리바바를 연상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다만 미국의 세금 정책이 바뀌거나, 테무에 대한규제 위험이 있고, 저가 상품을 파는 전략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덤핑 규제를 부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테무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는 6개월간 누적 설치 건수가 895만8586건으로 900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1월 테무 애플리케이션(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222만여건으로 전체 앱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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