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K-방산, 사상 첫 연매출 20조…트럼프 ‘나토 발언’ 추가 호재 될까 [비즈360]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방산기업 매출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러시아-우크라 분쟁과 중동 갈등 등에 따른 무기 수요가 증가하고, 뛰어난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이룬 성과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나토 발언’으로 또 다른 안보 이슈가 생긴 만큼 K-방산 성장세가 계속 커질지 주목된다.

14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산 기업 매출은 20조6502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전년도 달성했던 신기록(16조8300억원)을 1년 만에 경신했다.

KAI가 제작한 폴란드 공군의 FA-50GF. [KAI 제공]

무엇보다 수출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불과 3~4년전만 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의 방산 수출액은 2조원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액은 2배 이상 상승한 5조9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과거 20%대에서 지난해 33%까지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계속된 안보 리스크가 수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 철저한 납기 준수 등도 매출 증가에 크게 이바지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로 소문난 국내 방산업체 제품들이 최근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주요 국가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호주 국방부와 레드백 129대를 공급하는 3조164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수출용으로 기획한 첨단 장갑차이다. LIG넥스원은 같은 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와 32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천궁-Ⅱ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맺었다.

K-방산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발 발언으로 또 다른 안보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선거유세에서 러시아가 공격하면 나토 동맹들이 자국 안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 2%를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는 동맹국에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모조리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야기했다.

LIG넥스원 천궁-Ⅱ 미사일 체계. [LIG넥스원 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오랫동안 안보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국방력 강화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를 비롯한 유럽 국가 정상들은 트럼프 발언 이후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은 최근 K-방산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2년 폴란드와 FA-50 48대 수출 계약을 체결, 지난해부터 납품을 시작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1000대 규모의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을 맺었다. 1차 계약분 180대에 이어 현재 820대에 대한 잔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와 이르면 이달 말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K2 전차 모습. [현대로템 제공]

중동 또한 국내 방산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국가별 무기 수입량 톱10에 사우디, 카타르, UAE 등 중동 3개국이 이름을 올렸다. 사우디(9.6%), 카타르(6.4%)는 수입량 순위에서 인도(11%)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중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이달 초 사우디에서 열린 ‘국제 방산 전시회(WDS 2024)’에 일제히 참석했다. 한화와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은 물론 HD현대중공업, 기아도 참여해 신기술을 선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은 행사 기간 사우디 국가방위부와 방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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