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정치권이 연일 ‘클린스만 때리기’에 나섰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경질을 넘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사퇴까지 번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클린스만 해임 안 하면 앞으로 국가대표 경기 안 본다”며 “모든 책임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지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일개 무능한 감독 하나가 이 나라를 깔보고, 나라의 국격을 무너뜨리는 터무니없는 행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데리고 아시아 축구 4강에 만족할 것 같으면 왜 엄청난 돈을 주고 외국감독을 선임하나”라며 “패인을 감독 무능이 아니라 선수들 내분이라고 선전하는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각성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도 너희들이 선수 관리를 잘못한 책임 아니냐”라며 “정몽규도 장기집권했으니 사퇴하는 게 맞다. 대통령도 단임인데 3선이나 했으면 물러나야지”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클린스만 감독을 겨냥해 “거주조건을 위반했으니 위약금 달라고 하지도 못하겠다”며 “위약금 문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책임지고, 이참에 화상전화로 해임 통보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맺은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북중미월드컵이 끝나는 2026년 7월까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감독 교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핵심은 축협의 시스템 개혁에 있다. 이 논의를 배제하면 제2의 클린스만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하 의원은 “정몽규 회장이 FIFA 임원 출마와 회장직 연임을 위해 독일 축구계 인맥을 활용하려고 전력강화위원회를 식물기구로 전락시켰다는 의혹도 있었다”며 “이사회의 독단적 결정과 후보 감독에 대한 정보 없이 자질을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원들은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1년 정몽규 당시 K리그 총재는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위기에서 사외이사제 도입 등 투명성 강화 조치를 통해 성공적인 개혁을 이끌었다”며 “K리그를 구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정몽규의 거수기로 전락한 축협 이사회를 막을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살을 깎아내는 개혁이 필요하다. 스스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시라”며 “그 개혁을 완수하지 못하면 정몽규 회장의 사퇴 요구는 점점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