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 한국석좌 [브루킹스 연구소 공식 유튜브] |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헤리티지재단 공식 유튜브, 폭스 뉴스 화면 갈무리] |
“북한의 도발은 한미에 대한 적대적 태도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당장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설 계획이 없다해도 현재의 도발이 나중에 미국과의 대화에서 유리할 수 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 한국석좌는 최근 부쩍 잦아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여 석좌는 “순항미사일은 유엔(UN) 안보리 제재에 위배되는 무기는 아니지만 레이더로 탐지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이)탄도 미사일의 전반적인 능력을 보완하고, 한미일 3국과 분쟁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군사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라 평가했다.
북한은 14일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다섯번째다.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김정은의 첨단 무기 체계 개발 노력과 그 역량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달 브리핑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행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헤럴드경제는 15일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과 단독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사일 도발 등을 포함한 북한의 최근 행보,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두 단체는 미국기업연구소(AEI)와 함께 미국 정책 입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3대 연구소로 꼽힌다.
브루킹스연구소가 민주당 성향의 중립적인 단체라면 헤리티지재단은 공화당 계열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다. 두 단체에 소속된 북한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 한반도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군사적 위험이 가득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북한의 잦은 도발에 다소 무뎌진 국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화 안 나서는 북한…한반도 확실히 위험”=여 석좌는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북한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 해도 북한이 쉽게 대화와 외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현재의 도발이 북한의 입장에서는 개선의 여지를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반도 전쟁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나온적 있다. 이와 관련해 여 석좌는 “한반도 정세는 확실히 더 위험해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반도 내 공격이 발생한다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것, 잘못된 계산이나 잘못된 인식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 것이다.
여 석좌는 “한미일 3국 협력이 북한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에는 반대 입장을 내놨다. 3국 협력 강화 전인 2021년 말부터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확대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한미일 3국은 한반도 방어와 억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며 “세 나라의 협력은 북한의 문제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공급망 회복이나 경제, 안보 같은 분야에서 대화와 조정을 몇 가지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북한 수사 더 위협적…접경지역 대비”=“2024년은 북한의 도발, 긴장 고조가 이어지면서 남북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커지는 해가 되고 있다. 북한의 수사는 더욱 위협적이고, 최근에는 한국과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순항미사일을 포함한 핵 능력을 갖춘 각 요소들이 북한의 전반적인 핵 전략을 뒷받침한다”며 “한미일 3국 위협에 맞서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순항미사일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중국, 러시아의 지지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조치를 차단해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한반도의 상황이 한국 전쟁 이후 가장 위험하다고 한다. 하지만 전쟁을 고려하진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최근 북한의 러시아 무기 거래 의혹을 언급하며 “군사 행동을 준비 중이면 러시아에 수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전술 단위의 군사 충돌 가능성도 베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글에서도 전면전 대신 비무장지대(DMZ)나 북방한계선(NLL)에서 전술 단위의 군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한 바 있다.
그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위기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활용해 한국에 대한 강압적 행동을 개시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미일은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 미국의 확장억제 보장 등을 통해 충분한 억제력과 방어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미일 3국 공조와 함께 대북 제재 강화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2019년 10월부터 미국과 한국의 인도적 지원 등을 거듭 거부하고 있다”며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야 하지만, 제재와 기타 법 집행 조치를 통해 유엔 결의안과 국제법을 더욱 완벽하게 집행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은 국제 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