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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다수의 여성들을 상대로 100억대 자산가이자 해외 항공사 기장인 것처럼 행세해 수억원을 갈취한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7단독(판사 이하윤)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배상신청인 2명에게 각각 2억3150만원과 4억3525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2월~2020년 8월 기간 온라인 채팅 사이트 등에서 알게 된 여성 4명을 속여 139차례에 걸쳐 총 9억7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이 해외 항공사 기장이라고 속인 뒤, 피해 여성들에게 연인 관계로 발전할 것처럼 접근했다. 이후 '해외에 있는 자산이 동결돼 현금화가 불가능하다'거나 '돈을 빌려주면 동결이 풀린 뒤 이자까지 주겠다'며 속여 돈을 뜯어냈다.

특히 A씨는 피해 여성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전화번호 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해 해외에서 연락하는 것처럼 꾸몄다. 또 해외은행에서 발송한 것처럼 '자금 이체 예정'이란 내용의 영문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치밀한 계획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해당 여성들에게 뜯어낸 돈을 생활비나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판사는 A씨에 대해 "오랜 기간 피해자들이 지닌 연모의 감정이나 신뢰를 이용해 거액을 편취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들의 경제·정신적 피해가 크고,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