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의 사바나에서 사자들이 걷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아프리카 전역에서의 잘못된 나무 심기 프로젝트가 열대초원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리버풀 대학 케이트 파 교수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프랑스 면적 정도의 아프리카 지역이 잘못된 산림 복원 계획으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아프리카 숲 풍경 복원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1억ha(헥타르·1만㎡)의 땅에 나무를 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나무 심기 프로젝트의 52%가 사바나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60%는 토착이 아닌 외래종 나무를 심고 있어 생태계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연구원들은 사바나를 비롯한 열대초원 생태계를 ‘숲’으로 잘못 분류함으로써 잘못된 삼림 개간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초원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숲’을 높이 5m 이상의 나무가 있고, 0.5ha 이상의 땅으로 정의한다.
전문가들은 사바나에 더 많은 나무를 심게 되면 더 많은 나뭇잎과 가지 등이 지면을 덮게 되고, 지면으로 도달하는 빛의 양을 줄어들게 해 사바나의 초원 환경이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바나의 생태계가 변하게 되면 야생 동물뿐 아니라 아프리카 초원 생태계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고 연구는 우려한다.
케이트 파 교수는 “생태계 복원은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각 시스템에 맞는 적합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사바나는 숲이 아니라 초원이지만 숲으로 잘못 분류돼 복원 방법으로 나무를 심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바나에 나무를 심는 것은 초원 생태계의 지속성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사바나가 숲으로 잘못 분류되지 않도록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