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던 중 웃고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16일 전격 경질됐다. 이젠 계약 해지에 따라 그에게 지급돼야 할 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쥔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6년 6~7월로 예정된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다. 특히 이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우리 돈 29억원 안팎으로, 이를 고려하면 축구협회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70억원 수준이다. 다만, 클린스만 사단 코치진에게 줘야 할 돈까지 합하면 축구협회가 부담해야 할 액수는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 앞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며 관련 질문에 “감독 해지 관련 사항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제가 회장으로 재정적 기여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종합적 책임은 협회, 그리고 제게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원인에 대한 평가를 조금 더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황금세대’가 출격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이 불발된 점, 선수 간 내분 등으로 외려 대표팀 안팎이 어수선하기만 한 점 등에 대해 협회 수장인 정 회장이 금전적 기여 외에 거취를 걸고 책임을 져야 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해 ‘사퇴 의사가 없는가. 내년 회장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는데,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한편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회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임원들이 논의 끝에 클린스만 감독과의 결별을 결정했다.
결정 내용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화로 통보됐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며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는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며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