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외압 의혹을 수사해온 패니 윌리스 미국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사장(왼쪽)과 네이선 웨이드 특별검사가 지난해 8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지난 2020년 대선 개입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미국 조지아주 지방검사장과 특별검사가 ‘내연 관계’인 것으로 드러나 법정에 섰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카운티 고등법원은 15일(현지시간) 패니 윌리스 검사장과 네이선 웨이드 특별검사의 ‘사적인 관계’ 대한 심리를 개최했다.
앞서 트럼프 측 변호인이 “검사장과 특검이 ‘부적절한 관계’를 갖고 국민 세금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면서 “이들을 재판에서 배제하고 기소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날 심리 과정은 CNN 등 주요언론을 통해 생방송되는 등 적잖은 관심을 끌었다.
윌리스 검사장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해 내연관계인 웨이드를 특검으로 임명했다고 트럼프측 변호인들이 주장하자 담당 판사가 직접 이를 따져보겠다며 지검장과 특검을 법정에 세운 것이다.
이날 논란의 쟁점은 윌리스 검사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민간 변호사인 웨이드를 특검으로 채용할 때 두 사람이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느냐는 데에 집중됐다.
증언대에 선 윌리스 검사장과 웨이드 특검은 모두 “특검 채용 당시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연인 관계를 갖게 된 것은 채용 몇 개월이 지난 후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 기소와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증인으로 나선 윌리스 검사장의 친구 로빈 브라이언트 이어티는 “2019년 두 사람이 서로 껴안는 모습을 목격했으며, 적어도 2023년까지 두 사람이 관계를 계속 가진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윌리스 검사장은 트럼프 측 애슐리 머천트 변호사가 “특검과 함께 밤을 보낸 적이 있느냐”고 묻자“모욕적인 거짓말이다. 단 한 번도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친구인 이어티의 증언에 대해서는 “대학 시절 친구에게 배신당했다”고 주장했다.
윌리스 검사장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측 스티브 사도우 변호사가 “왜 내연관계인 것을 숨겼느냐”고 묻자 “내 사생활을 남에게 공개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증언대에 선 웨이드 특검은 “윌리스 검사장을 처음 만난 건 2019년 10월이지만 직업상 관계만 유지했다”면서 “검사장과 함께 여행을 간 것은 사실이지만 비용은 각자 치렀으며, 서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콧 맥아피 판사는 16일 심리를 속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심리에는 윌리스 검사장과 검사장의 아버지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검사장과 특검의 내연관계가 트럼프 재판에 미칠 영향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에이미 리 코플랜드 전 연방검사는 “두사람의 관계가 재판 자체를 중단시킬 정도는 아니며, 판사가 이 사건 전체를 기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반면에 앤드루 플라이셔맨 변호사는 “특검이 허위 증언을 하고, 검사장이 이를 방치했다면 심각한 위증교사”라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