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준석의 개혁신당이 ‘미풍’과 ‘돌풍’ 갈림길에 놓였다.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제3지대 ‘빅텐트’를 이루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지도부 내홍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다.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비례대표 공천 여부 등 문제는 갈등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개혁신당 원년 멤버인 이기인 대변인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아직 개혁신당이 합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며 “당장 화학적 융합은 어렵겠지만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 17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보수와 진보에 몸 담았던 이들이 합쳐졌을 때 어떤 의견을 낼지 토론하는 장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학적 결합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며 “앞으로 관련 토론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의 구조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모순적’이라고 평가한다. 국민의힘 출신인 이준석 공동대표, 민주당 출신인 이낙연계와 새로 합류한 양정숙 의원, 그리고 정의당에서 류호정 의원까지 정치적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개혁신당의 시작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했지만, 당에 소속된 현역의원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이 대변인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개혁신당은) 거대양당,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권 전반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느낀 세력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지도부 갈등 등 리스크를 관리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다. 공개적 토론으로 의견들을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양정숙 의원의 향후 총선 역할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총선 이후 분열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이 대변인은 선을 그었다. 이 대변인은 “저희가 가설 연합정당의 차원은 아니다. (합당을) 발표할 때도 작은 세력들이지만 다 함께 모여서 결국 수권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 목표에 맞게 일단 총선에서 함께 힘 맞춰 선거 승리를 이뤄내고 더 큰 로드맵을 짜서 거대양당 말고 또 하나의 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정체성을 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 대변인은 ‘한동훈의 국민의힘’에서도 공천 파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 대변인은 “김성태 전 의원의 경우 당의 일부 윤핵관 의원들의 문제를 주장했고 김경율 비대위원은 마포에서 출마를 준비했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며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의 경우에는 ‘당협 쇼핑’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골라다닌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비서관은) 자신을 총선 때 도왔던 유승민 전 의원을 경기도지사 선거 경선에서 떨어트리고 지금은 김민수 대변인 지역구에 가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고 한다”며 “얼마나 부자연스럽냐”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인천 계양을의 경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늘 지역을 지켜온 윤형선 전 계양을 당협위원장이 아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손을 들어줬지 않았냐”고 했다. 이 대변인은 “구도와 인물과 바람이 총선의 구성 요소라고 하지만 조직을 거느리며 주민들과 소통했던 인물에 대해서도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한동훈 비대위가 컨셉을 ‘이재명 저격수’, ‘대야당 투쟁’으로 잡아 선수를 꽂아 넣다 보니 지역에서 열심히 해온 인물들은 무시되고 있다”며 “공천 그림이 확실해줄수록 (공천 파동은) 더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변인은 “저희가 믿는 것은 공천파동은 ‘거부할 수 없는 미래’이기 때문에 많은 현역 의원들이 흘러 들어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국민의힘 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도 합리적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의사를 표시하는 분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3월 22일이 도래하면 기호 3번은 개혁신당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 위원장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 대변인은 “비대위라고 하면 개인의 특성을 부각하지 않고 당의 고쳐야 할 점에 집중하는 것이 보통인데 지금 한 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사실상 대권 행보와 다름 없다”며 “비대위원 인선만 봐도 당의 문제를 진단하려는 전문가가 아니라 ‘이재명 저격수’, ‘야당과 잘 싸우는 투사’만 인선했기 때문에 톡톡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율 상승은 (총선에서) 당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고 지금 이런 행동이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을 더 앞당기는 행위”라며 “한 위원장이 뜰수록 윤 대통령이 지는 ‘디커플링’은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