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작가’됐다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을 마치고 피해자가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산고법 형사 2-1부는 이날 오후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정보통신망에 신상 공개,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제2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책을 출간한다.

김씨는 필명 김진주로 제2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 출간을 앞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필명 김진주의 '진주'는 6월의 탄생석으로, 가해자의 폭행으로 인해 마비됐던 오른쪽 다리의 감각이 기적적으로 되돌아온 6월 4일을 기억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책에는 범죄 피해자들이 겪는 현실과 어려움,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제도의 한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 김씨는 지난 17일 M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책 제목에 대해 "죽지 않았음에도 이게 '죽는 것이 다행인가, 아니면 죽었어야 마땅했나' 이런 고민을 했던 걸 담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피해자의 회복을 먼저 하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됐으면 좋겠다"며 "법은 피해자의 편이 되지 못하더라도 사람은 피해자의 편이 되면 안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피해자들의 구제활동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7월 1일 강력범죄 피해자들, 일반 시민들이 피해 사실을 제보하고 탄원서 모집, 범죄 피해자 지원제도 등 피해자를 위한 게시물들 공유할 수 있는 네이버 온라인 카페 '대한민국 범죄피해자 커뮤니티(KCC·Korea Crime Victim Community)'를 개설했다.

같은 해 6월25일에는 유튜브 채널 '피해자를 구하자'는 열고 재판 용어, 범죄 피해 대처법 등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날 기준 영상은 총 16개이며, 구독자는 약 3000명이다. 영상에는 "목소리를 내줘서 고맙다", "항상 응원하겠다" 등 응원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한편,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 2022년 5월22일 부산 서면에서 30대 남성 이모씨가 새벽에 혼자 귀가하던 김씨를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사건이다.

이씨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또 전 여자 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김씨에게 보복 협박 발언을 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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