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故정선엽 병장 유족, 국가배상 8000만원 확정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사태 도중 전사한 고(故) 정선엽 병장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2단독은 최근 정 병장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유족 1명당 2000만원씩 총 8000만원의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명했다.

사건을 심리한 홍주현 판사는 “고인은 국방부 벙커에서 근무하던 중 반란군의 무장해제에 대항하다 살해됐다”며 “그럼에도 국가는 정 병장이 계엄군의 오인에 의해 순직했다며 고인의 사망을 왜곡하고 은폐했다”고 말했다.

또, “국가의 위법한 행위로 인해 국민인 망인의 생명과 자유 및 유족들의 명예 감정이나 법적 처우에 관한 이해관계 등이 침해됐음이 명백하다”며 “국가가 유족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헌병이었던 정 병장은 1979년 12월 13일 새벽 육군본부 지하벙커에서 후임을 대신해 초병 근무에 맡던 중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신군부에 가담한 1공수여단 병력에 의해 살해됐다.

당시 정 병장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반란군 병력에 “중대장 지시 없이 총기를 넘겨줄 수 없다”며 맞서다 반란군 총탄에 맞고 숨졌다.

이후 지난 2022년 12월 국방부 중앙전공상심의위원회는 정 병장의 사망 유형을 ‘순직’에서 ‘전사’로 재분류했다.

12·12 군사반란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군부내 사조직인 ‘하나회’가 일으켜 지난해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의 소재로 사용됐었다.

한편, 조선대 전자공학과에 재학중 군에 입대한 고 정 병장은 지난 16일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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