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피흘려 성취한 민주주의 결과가 이런 공천 폭거…깊은 자괴감”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공동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열린 책임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26일 “저희 선배들이나 동지들이 피흘려가면서 민주주의를 성취한 그 결과가 이런 ‘공천 폭거’인가를 생각하면 깊은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책임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이런 상태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런 말을 할 자격이라도 있을까 깊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민주당에 계시는 동지들께서도 비슷한 심정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느끼신다면 이의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의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반발한 것이 전국적으로 사랑을 받게 된 시작이었다”며 “우리 동지들도 우리가 존경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우리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어떤 희생을 하고, 어떤 용기를 내야 하는가 생각할 시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금언을 민주당 동지들은 누구나 알 것”이라며 “선거까지는 가보자고 말하는 동지들이 계시는데 그것은 정의를 지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의가 이뤄지고 있을 때 ‘너는 그때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역사로부터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 부끄럽지 않은 동지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의 발언은 연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탈당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나오고 있지만 새로운미래로 합류하는 의원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주말이 1차 분수령, 이번주 초반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민 공동대표는 “어떤 분들이 탈당해서 우리 당으로 오고 하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일뿐더러 그다음 문제”라며 “우리 한국 정치에서 현재 민주당과 같은 공천이 이뤄지는데 대해 정치적으로, 또는 조직적으로 맞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탈당하고 우리 당에 입당하는 문제와 별개로 이재명의 사천, 막장 공천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또한 “한국갤럽 조사를 보니 4분의3 국민들이 (민주당의) 공천이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는데 그에 대해 민주당 안에 있는 많은 의원님들이 침묵하고 있다”며 “나 공천받는 것, 또는 나 당선되는 것에 매달려있다면 그런 정당과 그런 정치를 국민들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민주당에는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마저 망쳐서 윤석열 정권을 살려준다면 민주당의 미래가 없다”며 “많은 민주당 의원님이 이재명 체제의 부당한 공천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혼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우니 함께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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