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경제 1.4% 성장…속보치와 같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1.4% 성장했다. 반도체 가격 회복 흐름 등으로 수출 경기가 살아나면서 한국은행과 정부 전망치를 달성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고, 2022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일본보다도 성장률이 낮다. 2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행은 5일 2023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잠정)이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전분기대비)은 지난해 1분기(0.3%) 반등한 뒤 2분기(0.6%), 3분기(0.6%), 4분기(0.6%)에 걸쳐 네 분기 연속 성장 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1.4%로 나타났다. 1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다. 한은·정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와 같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다.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 경기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회복과 함께 3.5% 증가했다. 수입도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4% 늘었다.

민간소비는 재화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거주자 국외 소비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와 물건비 위주로 0.5%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의 호조로 3.3% 성장했다.

다만, 건설 경기는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4.5% 감소했다.

이는 앞서 발표한 속보치 보다 수출 경기가 더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 등을 반영한 결과, 건설투자(-0.3%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된 반면 수출(+0.9%포인트), 수입(+0.4%포인트), 설비투자(+0.3%포인트) 등은 상향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순수출(수출-수입)은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성장률을 1.0%포인트 끌어올렸다. 이어 설비투자(0.3%포인트)와 민간소비(0.1%포인트), 정부소비(0.1%포인트)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7%포인트 깎아내렸다.

수출이 살아나곤 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지난해 성장률이 1%대 초중반에 그치면서 25년만에 일본과의 성장률이 역전되는 일도 일어났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달 15일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속보치)이 1.9%라고 발표했다. 일본이 한국보다 0.5% 포인트 높다. 한국이 일본에 경제성장률에서 뒤진 것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올해는 한국이 다시 일본에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2.3%, 일본은 0.9%로 각각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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