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포시 30대 공무원에 대한 비난성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된 김포시 공무원이 새벽 1시까지 현장을 지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시는 해당 공무원이 퇴근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한 온라인 카페 회원들을 경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지난 6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숨진 30대 김포시 9급 공무원 A씨와 관련해,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음해성 게시물 중 일부는 사실 관계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온라인 카페 회원들이 A씨와 관련해 ‘OO주무관이 승인해주고 퇴근했다고 한다’, ‘집에서 쉬고 있을 주무관 멱살 잡고 싶다’며 올린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공사 현장에 새벽 1시까지 머물며 책임을 다했다.
문제의 온라인 카페는 A씨를 향해 ‘정신 나갔다. 2차로를 막다니’, ‘정신 나간 공무원이다’ 등 비난과 A씨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까지 공개한 글도 게시됐다.
김포시는 이 카페 회원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내부 방침을 이날 정했다. 시는 현재 자문 변호사와 함께 고발장에 적시할 구체적인 혐의를 검토하고 있다. A씨를 상대로 작성된 신상정보 공개 글이나 인신공격성 게시글 등을 수집하고 민원 전화 통화내용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뒤 해당 카페 게시물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자 카페 운영진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운영진은 “주무관님의 안타까운 소식에 저희 카페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이 밀려온다”며 “저희 운영진에서는 단순한 민원성 게시물로 판단해 신상털이와 마녀사냥식의 댓글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또 “운영진 모두 주무관님께 죄송한 마음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앞서 지난 5일 오후 3시40분쯤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서는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발견됐다. 공무원 노조 등에 따르면 A씨의 자택 개인 컴퓨터에는 ‘직장에서 하는 일이 힘들다’는 글이 다수 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는 A씨가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에 시달려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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