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 이동훈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 연구팀(이동훈 교수, 김은주 연구교수)이 민감성 피부를 완화하는 효과를 입증한 새로운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 ‘APN5N’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민감성 피부 원인 중 하나인 아디포넥틴(adiponectin, APN) 결핍을 개선하는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의 효능을 밝힌 것으로, 새로운 민감성 피부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날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민감성 피부는 자극에 대해 작열감, 가려움증, 따끔거림 등의 불쾌한 감각이 생기는 피부로, 그 원인으론 손상된 피부 장벽 기능, 신경 감각 이상, 그리고 아디포넥틴 결핍 등이 꼽힌다.
기존 연구를 통해 아디포넥틴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으면 체내 불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비교적 크기가 큰 단백질인 탓에 피부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아디포넥틴 수용체에 결합하는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 P5를 설계, 이를 바탕으로 물성과 안전성 등을 향상시킨 펩타이드 ‘APN5N’을 개발했다.
이어 연구팀은 아디포넥틴 수용체가 없는 세포에 APN5N을 처리한 후, 아디포넥틴이 수용체와 결합해 생체 내에서 작용할 때 활성화되는 AMPK(인산화효소)의 인산화 능력을 관찰했다. AMPK는 인간 근육 세포에서 세포 에너지 항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결과, APN5N은 정상 세포에서는 AMPK를 활성화시켰지만, 수용체가 없는 세포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연구팀은 “APN5N이 아디포넥틴 수용체와 결합해 AMPK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APN5N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AMPK 인산화 수준도 높아졌으며, 노인 피부에 도포했을 때에도 유사한 효과가 확인됐다.
또, APN5N을 함유한 제형을 하루 두 번 적용한 결과, 8주 후 APN5N을 치료 받은 환자의 약 절반(48.1%)에서 민감성 피부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과 정진호 교수는 “APN5N이 민감성 피부 치료를 위한 새로운 경피적 요법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민감성 피부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부과학 저널(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