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주주에 “KT&G 추천 이사 반대해달라”

방경만 KT&G 사장 후보. [KT&G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IBK기업은행이 지난 12일 방경만 사장 후보 등 KT&G 이사회의 추천 이사 선임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기업은행은 이날 공시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서 “KT&G의 최대주주(지분 의결권 기준 약 8%)인 기업은행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한다”며 주주들에게 손동환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찬성을,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임민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모두 반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손 이사는 기업은행이, 나머지 두 후보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인사다.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묶어서 이사 후보자 중 한 사람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통합집중투표’를 시행한다. 투표 결과 다득표순에 따라 상위 득표자 두 명이 이사로 선임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반대 이유에 대해 “방 수석부사장 선임 후 KT&G 영업이익이 20% 이상 줄었고,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등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자사주를 활용한 우호 지분 확보 결의 등으로 미뤄 현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에도 심각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KT&G 사외이사 후보자가 현 이사회 의장으로서 여러 의혹과 관련한 시장의 지적에 충분한 해명 없이 사외이사 후보로 재추천된 것은 사외이사의 권력화이자,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취지와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사모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기업은행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상황에서 KT&G 지분 6.2%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국민연금은 2022년 말 구현모 KT 대표 연임에 제동을 걸었고, 최근에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절차 문제를 지적했다. 다만 KT&G 사장 선임 건에 대해서는 지난달 22일 사장 후보가 확정된 이후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KT&G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지적에 대해 “방 수석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후 2021년 영업이익이 1조3384억원에서 2023년 1조1679억원으로 12.7% 감소했으며 이는 수원 분양사업 종료 등 부동산 부문의 일회성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영업이익은 수원 분양사업 종료에 따른 일회성 영향을 제외하면 오히려 3.3% 증가했고, 특히 3대 핵심사업 영업이익은 20% 가량 증가했다는 게 KT&G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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