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간 제재안 또 나올 것”…미·중관계 올해 단절 심화 전망 [바이든·트럼프 재대결]

미국과 중국 국기 앞에 체스 말들이 놓여져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 단절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는 ‘2024 DHL 글로벌 연결지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대중 ‘디커플링(탈동조화)’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상당한 교류를 이어왔지만 미국 대선이 올해 미중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멕시코로 바뀌었다. 2023년 미국의 대멕시코 수입액은 전년보다 4.6% 증가한 4756억달러로 대중국 수입액 4272억달러를 넘어섰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알트먼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미래센터 수석 연구학자는 “미국의 수입국 가운데 중국의 점유율은 이제 다른 나라와 비슷하다”며 “올해 미중 관계가 더 축소되는 것은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경고했다.

미국 델라웨어대 셩루 교수는 “미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선이 치러지는 11월이 오기전에 새로운 대중 제재안이 나올 수 있다”고 SCM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실제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특혜 배제, 중국의 반덤핑 우회 및 초국경 보조금에 대한 규제 확대, 경제강압 조치에 대한 보복성 관세인상 권한 도입 등 중국 견제 법안이 미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자제품·철강·의약품 분야의 대중국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대중 견제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월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의류는 전년 동월 대비 13.5% 증가했다. 중국산 의류와 식품이 신장위구르 지역의 강제 노동의 산물이라며 미국 정부가 같은 달 수입 금지했지만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셩루교수는 “중국산 의류가 미국에서 덤핑 판매되면서 미국 섬유 산업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런 사례가 미국의 대중 강경 기조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술 부문에서도 미중 간 교류는 더욱 단절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의 연구원들은 국제 학술 논문의 12%를 중국 연구원들과 함께 했으며, 중국 연구자들 또한 미국의 연구원들과 협력하여 발표한 논문 비율은 총 국제 학술 논문의 17%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초 플로리다 국제대학교는 20년간 지속해온 톈진 상업 대학과의 학술 교류 프로그램을 포함해 중국 대학과 여러 파트너십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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