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SDI 온라인 주총 캡처]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을 마주했지만, 전 임직원 및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미래사회 구현’이란 회사의 비전을 향해 한 발 더 정진하겠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대표는 올해 사업 환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전지 시장은 전년 대비 16%, 전자 재료는 5% 성장이 예상된다”며 “전년 대비 낮은 성장률이지만, 하반기에는 수요 회복을 보일 것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전지 사업에 대해서는 “ESS의 경우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남미 등의 국가에서 ESS 사업 정책을 적극 펼쳐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소형 전지 시장은 E-스쿠터, 스마트폰 중심의 IT 전지는 지속적으로 수요 확대가 전망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올해 주요 과제로 ▷초격차 기술력 ▷비용 혁신 ▷성장기반 확대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는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가 되기 위한 본격적 실행 단계에 진입한 한해였다”며 “올해는 향후 도래할 퀀텀점프 시기를 준비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전고체 전지 사업화 및 양산 준비에 나서고, 전지용 소재 개발력도 지속 향상하겠다”며 “비용 혁신을 위해서는 수율을 개선하고 재료비 감축 등 원가 혁신, 신규 소재 및 제조 공법을 도입해 미래 신제품의 고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존 고객과의 파트너십 강화는 물론, 신규 고객을 확대하고 신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 발굴하겠다”며 “P6, 46파이 등 차세대 전지 신제품으로 기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신규 고객 수주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스텔란티스 JV(합작법인) 신규 공장 양산준비를 차질없이 준비해 북미 사업을 확대하고,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며 “ESS는 삼성배터리 박스의 판매를 늘리고, 신규 지역 및 고객과 사업기회를 발굴하겠다”고 했다.
소형전지의 경우 동남아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전동공구는 하반기 실적개선을 적극 추진한다. 전자재료 사업은 고부가 편광필름과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판매를 확대한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최 대표는 사전 질문과 현장 질문 등을 통해 주주들과 활발하게 소통했다. 최 대표는 전고체 전지 개발 진행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을 수원에 설치했고, 다수 완성차 업체에 샘플을 공급해 현재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전고체 전지 핵심 소재에 대한 SCM(공급망관리)을 구축하고, 양산 성능을 확보하는 등 계획대로 2027년 양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2027년 전고체 전지 양산을 통해 시장에 전고체 전지 기술 리더십은 물론, 최초 양산하는 삼성SDI의 모습을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침체, 고금리 등으로 단기적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2025년을 기점으로 중장기적으로 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전지 회사는 긴 호흡으로 수주하는 업”이라며 “시장과 고객 수요에 근거해 우리가 수립한 중장기 사업 전략에 따라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삼성SDI의 주주환원 정책, 주가 부진 등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최 대표는 “배당이 충분하지 않다는 주주들의 목소리에 공감한다”며 “다만 자동차 산업은 지속 투자가 필요한 마라톤이라 사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투자와 보상의 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안건으로 제기된 ▷제54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박진 등 사내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