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의 ATM 앞에서 고객이 현금을 인출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로이터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통장 잔고보다 더 많은 돈을 인출할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과연 있을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에티오피아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에티오피아 최대 은행에서 잔고보다 돈을 더 많이 인출할 수 있는 오류가 나면서 불과 6시간 만에 192억원을 인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짧은 시간에 피해 금액이 컸던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N)를 통해 "잔고보다 더 많은 돈이 뽑힌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기때문으로 알려졌다. 은행 측은 돈을 반환하지 않으면 해당 고객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28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에티오피아 국영 상업은행(CBE)이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잔고 이상의 돈을 인출 또는 이체할 수 있는 오류가 발생했다.
은행 측은 오류가 발생한 지 6시간 만에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미 ATM 등으로 8억1100만 비르(약 192억원)에 이르는 돈이 인출되거나 이체된 뒤였다.
이처럼 피해 금액이 컸던 이유는 대학생 등을 중심으로 SNS를 통해 이 같은 '횡재 오류' 소식이 빠르게 퍼졌기 때문이다.
이에 몇몇 대학은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현금 반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 간판. AP 연합뉴스 |
CBE측은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시스템 업데이트와 점검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오는 30일까지 돈을 반환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해당 고객의 신상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비 사노 CBE 총재는 "26일까지 이체된 피해액 중 약 78%가 회수됐다"면서 "아직 돈을 반환하지 않은 5000여명의 이름과 계좌 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사노 총재는 특히 대학생들이 SNS를 통해 오류 소식을 공유한 것에 대해 "절도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한편, ATM 오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영국에서는 인출 요청 금액의 2배가 나오는 ATM 오류가 발생해 수십명의 인파가 갑작스레 몰려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