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3월 소비자물가가 3.1%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다. 기상여건 악화로 과일값이 치솟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가 불안이 이어진 탓이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할인지원율을 30%로 상향하고, 직수입 과일 물량도 상반기 5만t 이상 확대하는 동시에 이달 중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과일값을 끌어올린 기상여건과 국제유가가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나타나면, 하반기 물가도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올해 1월 2.8%로 낮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3.1%로 올라선 뒤 2개월째 3%대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도 농축수산물이 전체 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다. 농축수산물은 11.7% 올라 2021년 4월(13.2%)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농산물이 20.5% 올라 전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사과와 배는 각각 88.2%, 87.8% 상승해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귤도 68.4% 올라 과실 물가는 40.3% 상승했다. 2월(40.6%)에 이어 두 달째 40%대 상승률이다. 과일 물가는 작황 부진과 지난해 기저효과 탓에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토마토(36.1%)와 파(23.4%) 등 채소류도 10.9% 올랐다. 수입쇠고기(8.9%) 등 축산물도 2.1% 상승했다. 국제유가 불안에 석유류도 1.2% 상승했다. 석유류가 작년 같은 달보다 오른 것은 작년 1월(4.1%) 이후 14개월 만이다. 이 탓에 공업제품이 2.2% 올랐다. 신상품 가격 인상으로 원피스(14.0%), 티셔츠(10.4%) 등 의류 물가가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9.5% 올라 6개월째 상승률이 두자릿 수를 이어갔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6개월 이상 10%를 넘긴 것은 2010년 2월∼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2.4%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3.1% 올라 전월(3.4%)보다 오름폭이 낮아졌다. 외식이 3.4%, 외식외 서비스 물가가 2.9% 각각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17.9%), 구내식당식사비(5.1%), 공동주택관리비(4.8%) 등은 많이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택시요금(13.0%), 시내버스료(11.7%) 등이 올라 2.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8% 상승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 올라간 것이 전체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물가는) 석유류 관련 지정학적 요인과 날씨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대회의실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연합]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3월 물가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 기상여건 악화 등 공급 측 요인들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었으나, 모든 경제주체들의 동참과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4월부터는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