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이젠 위험자산?…사상최고값에 역대최대 ‘빚투’ [투자360]

[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국제 금 선물 가격이 사상 첫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하자 국내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전쟁 등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자산 투자 심리가 커지면서 금 선물 투자 수요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헤럴드경제가 코스콤 체크를 통해 금 관련 투자 상품 빚투를 살펴본 결과, 국내 최대 금 선물 투자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골드선물(H)’ 신용융자잔고는 3일 기준 30억3150만원으로 연초(6억2082만원)보다 5배 불어났다. 이는 2010년 10월 상장 이래 역대 최대치다.

특히 사상 최초 2300달러 선 돌파를 눈앞에 둔 전날(3일) 하루에만 28억5725만원이 새로 유입됐다. 이는 해당 ETF 신용잔고의 94.2%에 해당하는 규모다. 20억원이 넘는 신용융자잔고가 하루 만에 늘어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많이 늘어야 17억원(지난해 5월 9일) 수준에 그쳤다. '역대급' 금값에 '역대급' 빚투가 벌어진 셈이다.

금 선물가격 추이 [인베스팅닷컴 자료]

전문가들은 금 시장 참가자들이 인플레이션 반등 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값은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금을 찾는 수요도 반영됐다.

이런 가운데 금값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33.2달러(1.5%) 오른 온스당 2315.0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도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을 초래하면서 금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이날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단순한 요철(bump)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발언을 경계한 시장을 안도하게 했다.

통상 금에는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금리가 낮아질 때 금값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달러 가치 불안 심리가 자극되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꾸준히 사들이는 흐름도 금값의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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