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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3지대의 성적표에 따라 제22대 국회에도 ‘다당제’로 출발하게 된다. 조국혁신당이 무난하게 원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의미 있는 의석수로 원내에 진입할지 관건이다. 선거 과정에서 중도·진보를 표방하는 제3지대가 다수 등장하면서 정권심판론에 힘이 실린 만큼, 선거 이후의 야권 세력 재편이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번 22대 국회는 조국혁신당이 무난하게 원내진입할 것으로 보여 다당제가 실현될 전망이다. 20대 국회에서 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 등 총 38석을 확보한 국민의당만큼의 의석수는 아니지만,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에서 두 자릿수의 의석을 확보한다면 21대 국회(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보다 제3지대가 힘을 받을 수 있다.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을 기치로 탄생한 조국혁신당은 중도 정당을 표방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한계를 뛰어넘어 정권심판론에 불을 당겼다. 정부여당 견제를 기대했으나 공천 논란으로 실망한 민주진영 지지자들의 마음을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를 내세우면서 돌려세웠다. 보수세가 강한 TK(대구·경북)에서도 ‘지국비조’(지역구는 국민의힘, 비례는 조국혁신당)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30% 박스권에 갇혔지만 조국혁신당의 가파른 성장세에 범민주진보진영 전체의 파이는 커졌다. 창당 당시 목표했던 10석을 달성하고 ‘플러스 알파’를 호소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향후 의석수에 따라 22대 국회의 판을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달성하지 못하고 조국혁신당이 두 자릿수의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할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조국혁신당은 1호 법안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또한 ‘김건희 특검법’, ‘윤석열 대통령 관건선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등을 예고했다. 이번 총선 결과 민심의 향방에 따라 국정을 뒤흔들 수 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표가, 의석수가 더 필요하다”며 “압도적으로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거대 양당을 비판하며 대안 세력으로 출범한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 전 ‘제3지대 빅텐트’를 선언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열흘 만에 등을 돌렸다. 정권심판을 띄웠지만 동시에 두 거대 정당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다.
두 당은 조국혁신당과 달리 지역구에 후보를 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광주 광산을 등 험지에 출마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당을 이끌 대표 주자들이 지역구에서 거대 정당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당 지지율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원내에는 무난하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의미있는 의석수를 내지 못한다면 당의 존재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은 48시간 무박유세에 나선 이준석 대표가 “죽는 것보다 낙선하는 게 더 싫다”고 말했다며 “적어도 7명의 당선자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비례대표 투표를 호소하며 “새로운미래는 사법리스크가 없는 유일한 야당”이라며 “총선 이후 민주세력을 재건해 정권교체를 준비하겠다”고 호소했다.
녹색정의당은 ‘원외 정당’으로 밀려날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녹색정의당 지도부는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고, 지지자들은 ‘소신 투표’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