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빠져나가는 전분 ‘노화’, 0~4℃에서 빨라
냉동실에선 노화 전에 얼어 맛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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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쫄깃한 식감의 떡은 보관법이 중요한 식품이다. 과자처럼 한 번에 먹기 보다 남은 떡을 보관해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떡이 가진 맛과 쫄깃함을 유지하려면 우선 ‘실온’과 ‘냉장 보관’은 피해야 한다. 흔히 떡을 먹은 후 주방에 그대로 두거나 냉장고에 넣게 되지만, 이는 떡이 맛 없어지는 요인이다. 전분의 끈기와 탄력이 없어지는 ‘노화 현상’ 때문이다.
전분은 쌀, 밀, 옥수수 등의 곡류와 감자, 고구마 같은 서류에 많은 식물성 다당류다. 전분이 조리과정에서 결정구조가 무너져 풀처럼 되는 것을 ‘호화’라고 한다. 문제는 이 호화된 전분이 산소와 만나면 녹말 구조가 변해 딱딱해지고 수분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즉 전분의 ‘노화’가 발생한다. 찹쌀, 쌀로 만든 떡을 비롯해 밀가루로 만든 빵, 라면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서 면의 끈기나 탄력이 없어지고, 빵의 초기 식감이 사라지는 것도 모두 전분의 노화현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런 전분의 노화는 냉장실의 0~4℃ 온도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떡을 냉장보관하면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떡의 고유한 맛과 식감을 없앤다.
반면 영하 18도 이하로 냉동실에 두면 떡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기도 전에 얼어 붙어 노화되지 않은 상태가 유지된다. 이런 떡을 해동하면 원상태로 복원돼 방금 찐 떡처럼 말랑말랑해진다.
다만 냉동실에 떡을 보관할 때는 완전히 밀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분은 주변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밀봉하지 않으면 냉동실에 있던 다른 음식의 냄새까지 빨아들인다.
가장 좋은 방법은 떡을 랩으로 싸서 밀폐용기나 지퍼 백에 담아 냉동실에 두는 것이다. 보관 시 한 번에 먹을 만큼만 ‘소분’하는 것 역시 전분의 노화를 막는 방법이다. 전분이 공기와 닿는 것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돕는다. 떡을 먹을 때는 1~2 시간 전에 미리 꺼내 봉지 그대로 상온 해동한다. 또는 전자레인지에 30초~1분 가량 해동한다.
만일 떡을 만든지 하루 안에 먹는다면 상온 20℃ 이하에 보관한다. 높은 온도에서는 하루가 지나면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한다. 이틀 후에 먹을 떡은 냉동실에 둔다.
냉동보관을 한다고 해서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도 안된다. 식약처는 냉동실에서 보관한 떡을 두 달 내 섭취하도록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