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역에 있는 이스라엘 검문소로 가는 팔레스타인 무슬림을 이스라엘 군인이 지켜보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군부대에 대한 제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 매체는 미 소식통 세 명을 인용,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며칠 내에 이스라엘군 ‘네짜 예후다’ 대대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부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인 인권 유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재가 단행되면 이 부대와 부대원들은 미군의 지원이나 훈련을 받을 수 없다.
이는 1997년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이 제정한 법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인권침해가 의심되는 해외 안보기관, 군대, 경찰 부대에는 미국의 대외원조와 국방부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18일 미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레이히 법에 따라 인권 침해 혐의를 조사한 미 국무부 특별패널이 몇 달 전 블링컨 장관에게 서안지구에서 활동하는 여러 이스라엘 군대와 경찰 부대의 미국 지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음날 블링컨 장관은 이탈리아 방문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패널 조사를 토대로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 며칠 내에 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답했다.
미 당국자는 이 대대에 대한 제재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전에 발생한 사건들과 서안지구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에 근거한 것이라고 미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 부대는 초정통파 군인을 위한 특수부대로 창설됐다. 대대원은 모두 남성으로 수년간 서안지구에 주둔했다. 이 부대는 다른 전투부대가 받지 않는 젊은 급진 우파 정착민을 수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미 국무부가 2022년 말부터 네짜 예후다 대대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폭력 사건을 조사해왔다고 보도했다.
2022년 1월 발생한 팔레스타인 미국인 오마르 아사드의 사망도 그 중 하나다.
80세의 노인이었던 아사드는 늦은 밤 서안지구 내 검문소에서 네짜 예후다 대대에 체포됐다. 군인들은 검문을 거부한 아사드에게 수갑을 채우고 재갈을 물린 뒤 땅바닥에 내버려 뒀고, 추위에 떨던 그는 몇시간 후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