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반도체칩의 정교성이 떨어진다며 미국의 대중국 고사양 반도체 수출 제한이 효과를 냈다는 주장을 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반도체 기술은 미국에 비해 몇 년이나 뒤처져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8월 화웨이가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프로 60’ 시리즈는 고사양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이 적용된 5G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의 제재를 뚫고 대만 TSMC나 삼성전자 수준의 기업이 만들어낼 수 있는 5G칩을 중국이 자체 생산해 선진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를 좁혔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조장비·소재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가 중국으로 유입되면 자체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지난 2월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SMIC에 대한 거래도 규제했다. SMIC는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반도체를 공급한 기업이다.
미국의 잇따른 규제에도 화웨이는 지난 12일 인텔 AI칩이 탑재된 노트북을 출시했다. 그러자 미 공화당 의원들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무력화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인텔이 미국 칩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상무부로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조금을 언급하며 “제재를 받는 외국 기업을 지원하는 데 미국의 세금이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미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러몬도 장관은 “기업들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며 “중국에 반도체를 팔 수 없다고 인텔에게 말하면 기업들은 달갑지 않아 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19년 5월 화웨이를 국가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무역 거래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다.
2020년 9월 미 상무부는 인텔에 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를 화웨이에 판매할 수 있는 특별 라이선스를 허가했다. 미국 주요 기업의 매출 상당수가 중국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인텔 매출의 27%가 중국에서 나왔다. 지난해 미 상무부는 인텔에 허가한 라이선스 취소를 고려했지만 계획을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