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환 당국의 잇따른 구두 개입에도 엔화 가치가 연일 추락하며 엔/달러 환율이 24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한때 155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라고 공영방송 NHK는 전했다.
NHK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관측이 후퇴하는 등 미일 양국 금리 차가 부각돼 엔을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강해졌다”고 해설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1월 2일만 해도 1달러당 140엔 수준이었으나 가파르게 우상향 기조를 보여왔다.
엔화 가치는 이후 여러 차례 34년 만의 최저 수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일본 당국자들은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취지로 개입 발언을 반복했지만 엔화 약세에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높은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다”며 “각국 관계 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경계했다.
앞서 한미일 재무장관들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재무부에서 첫 3개국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25∼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시장 동향과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한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회의에서 17년 만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으나 이달에는 금리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일본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도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