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올해 1분기 정부 지출이 전년동기 대비 25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재정집행 계획의 42% 가량을 1분기 내 집행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 집행이 이뤄진 덕분이다.
그러나 올 3월까지 국세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조2000억원 감소하는 등 세수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다. 이 탓에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폭을 확대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지난 3월 누계 총수입은 전년보다 2조1000억원 증가한 14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기금수입과 세외수입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국세수입은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총수입 진도율은 전년보다 1.2%포인트 하락한 24.1%였다. 정부가 올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걷힐 것으로 예상한 총수입 612조2000억원 중 24.1%가 3월 말까지 걷혔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 제공] |
국세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한 8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12월 말 법인의 사업실적이 악화한 탓에 법인세가 5조5000억원 덜 걷히고, 주요 기업들의 성과급이 감소하면서 소득세도 7000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관세도 올해 1분기 수입액(1548억달러)이 전년 동기(1740억달러)보다 11.1% 줄면서 3000억원 덜 걷혔다. 부가가치세는 신고납부 증가와 환급 감소 등에 따라 3조7000억원 증가했고, 증권거래세도 상장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2000억원 늘었다. 기금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4조2000억원 증가한 55조1000억원, 세외수입은 1000억원 늘어난 7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 제공] |
올해 1분기 총지출은 1년 전보다 25조4000억원 증가한 212조2000억원이었다. 신속집행 등 지출증가로 연간계획 252조9000억원 중 106조1000억원이 3월에 집행된 덕분이다. 신속집행 대상사업 집행률은 41.9%로 전년 동기 대비 7.8%포인트 늘었다. 총지출 진도율은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한 32.3%였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내역별로는 이전지출이 71.4%(151조6000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전지출은 실업수당·재해보상금·사회보장기부금과 같이 생산 활동과 무관하게 아무런 대가 없이 지급하는 소득의 이전을 말한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4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사보기금수지) 10조6000억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원 적자였다. 통합재정수지는 전년보다 23조3000억원 악화됐고, 관리재정수지는 21조3000억원 악화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들어 석 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재정당국의 관리수준 범위 대비 16조3000억원가량의 여유 밖에 남지 않았다. 국세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면서 나라살림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4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5조원이다. 4월 국고채 금리는 이란-이스라엘 간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 지연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1~4월 국고채 발행량은 63조4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의 40.0% 수준이다. 4월 조달금리는 3.40%로 전월(3.32%) 대비 상승하였으며, 응찰률은 326%로 전월(334%) 대비 하락햤다.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는 만기도래 집중으로 순유출(3조9000억원)됐으며 외국인 국고채 보유비중은 3월과 동일한 21.4%를 기록했다.